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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은 죄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신앙

by 꽃피랑

요즘은 누가 먼저 물어보지 않는 한,

먼저 교회 다닌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제도 주일이지만 교회에 가지 않았으니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릴 때부터 엄마와 함께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엄마가 다니던 금요철야예배에 스스로 따라나섰고

방학 때는 새벽예배도 다니기 시작했다.

왜 어린아이가 잘 시간에 교회까지 갔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의아한 일이다.


그때 나는 부모님께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 슬픔을 교회에서 풀고 있었던 것 같다.

교회에서 찬송과 기도만 하면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든,

신은 나를 사랑한다는 메시지가 나의 마음을 울렸다.


하지만 돈을 중시하는 교회의 모습이나 정치적 성향, 성서해석 등

그런 것들에 실망하고 한때 교회를 떠나야 하나 고민했다.

왜 신은 아벨을 선택하고 카인은 버렸나?

왜 사랑이라는 신이 이스라엘을 선택하고

그 외의 이방인들은 죽여도 된다고 해서 지금까지도 갈등을 만드는가?

삼위일체가 도대체 뭔가? 동정녀 탄생이라는 게 가능한가? 등

온갖 질문들이 머리를 가득 메웠지만

교회에서는 무조건 의심 없이 믿으라고 할 뿐이었다.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한번 든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 등 다양한 교회를 방문해보기도 하고

기독교역사를 공부하기도 했다.


아직도 그 의심에 대해 확실한 답을 찾았다고는 할 수 없다.

예전과 달라진 건, 더 이상 성서를 문자 그대로 읽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목사님이나 사제 역시 사람일 뿐, 신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비판 없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성서도 결국 하느님께 영감을 받아 사람이 쓴 것으로

그것에 대한 해석도 역사적 시공간과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 때문에 2천 년이 지나도 읽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찌 보면 한 번의 의심 없이 믿는 것은 맹신일 뿐,

제대로 알고 믿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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