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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위키드포굿을 보고

by 꽃피랑

작년 이맘때, 혼자 위키드를 보았다.

오즈의 마법사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영화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엘파바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그녀는 냉정한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모두에게 사랑받기를 바라고 있었다.


차별받는 동물들에게

누구보다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자신이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그녀가 진정한 마법사가 되어

빗자루를 타고 자유롭게 날아오를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지난 주말, 1년만에 위키드포굿을 보았다.

엘파바는 사회적 잣대보다는 자신의 선택을,

글린다는 남들의 시선과 인기를 더 의식한다.

그들의 우정을 보면서

어쩐지 나와 동생의 관계가 겹쳐보였다.


어찌보면 나는 엘파바처럼 부모님의 의사보다는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며 살아왔다.

그 때문에 많이 싸우고 지금까지도 힘들지만

아마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반면, 동생은 나를 반면교사로 삼아

부모님의 기대에 맞게 선택하면서 살아왔다.

그 때문에 집에서 나는 '문제가 많은 못돼먹은 딸',

동생은 '말 잘 듣는 착한 딸'이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만들어졌다.

솔직히 동생은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살았기에

행복했을 줄 알았는데

얼마 전, 이야기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동생은 오히려 부모님 의견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선택하며 살았던 내가 정말 부러웠다고 한다.

항상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부모님에게 맞춰 선택했기에

너무 갑갑하고 힘들었다고.


어쩌면 우리 자매는 엘파바와 글린다처럼

각자의 방법대로 행복을 추구해왔지만

자신이 선택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아쉬워하며 힘들어했던 건지도 몰라.

그것도 모르고 어릴 때는 부모님은 동생만 예뻐한다고

시기하고 미워했던 게 미안해졌다.

이제는 동생도 부모님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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