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의 지도

by 조가

손끝이 닿는 곳마다 하나의 지도가 있었다.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흉터였다.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흉터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 흉터는 단순한 상처의 흔적이 아니라, 나를 지나온 시간의 기록이다.

아픈 기억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그 앞에서 멈추어 서고, 어떤 이는 그 기억을 디딤돌 삼아 미래를 본다.

그러나 나는 막연히 “아픈 기억을 긍정하라”거나 “교훈으로 삼아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아픈 기억은 그저 아픈 기억일 뿐이다.

그것이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결국 우리가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오직 고통으로만 바라볼 때, 흉터는 계속해서 나를 찌른다.

그러나 그 흔적을 추억 이상의 것으로 다시 읽어낼 때, 삶은 달라진다.

흉터는 더 이상 감춰야 할 것이 아니라, 나를 안내하는 하나의 지도가 된다.

하지만 묻고 싶다.

아프지 않다는 것은 정말로 건강한 것일까?

건강하다는 것은 곧 행복한 것일까?

그리고 행복은 과연 무엇일까?

사슬처럼 이어지는 질문 속에서 나는 다시 멈춘다.

결국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하나뿐이다.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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