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요가 2, 그거 디스크가 있어도 할 수 있어?
▶ #2 요가, 그거 디스크가 있어도 할 수 있어?
드디어 나는 두 번째 요가 등록을 해버린다. 물론 3개월로…! 두 번째 등록을 마치니, 주변에선 “어라? 요가, 그거… 아직도 그만두지 않았어?~” 하는 반응이다. 아마 3개월도 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훗~ 나를 뭘로 보고!”
두 번째 이야기는 과연 디스크가 있어도 요가를 할 수 있느냐는 의문에서 시작된다.
몇 번의 건강검진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나에겐 디스크가 있다는 것이다TT 정확한 진단명은 제3~4번 경추 간 디스크 돌출증, 제4~5번 요추 간 팽윤성 디스크이다.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있긴 하지만, 다행히 일상생활에 큰 불편은 없기에 오늘도 난 수련하러 요가원에 간다.
새로 등록한 3개월간 비록 흉내내기에 불과할지라도 다양한 아사나를 열심히 배워본다. 그러던 어느 날…
“아사나의 왕”이라 불리는 시르사아사나(머리서기)는 흉내내기조차도 쉽지 않다. 아니, 사람이 발로 안 서고 머리로 선다고? 그것도 꽤 오랜 시간을?? 그런데 갑자기 신기한 일들이 벌어진다~
"머리서기 해 볼게요~" 라는 강사님 말에 하나둘 자세를 잡더니, 어느새 머리가 바닥으로, 다리는 하늘로 올라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물론 나만 빼고!
다른 사람은 머리서기를 유지하는 중에 나는 특별지도를 받는다~ 설마... 나만 못 서는 건가??
시르사아사나는 고도의 집중과 체력이 요구되는 아사나로 몇 년씩 걸려서 성공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어려운 아사나라고 한다.
오죽했으면 예전에 머리서기를 성공한 수련생은 요가원에 떡까지 돌리며 기쁨을 만끽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였으니…
강사님의 큐잉(지시)을 기억나는 데로 떠올려보니…
1. 매트 끝에 무릎을 꿇고 앉아 팔간격은 어깨너비로 만들고 손으로 깍지를 만든 후에~ 정수리는 바닥에, 뒤통수를 깍지 낀 손으로 감싸주세요~
2. 엉덩이를 위로 세우고 다리를 몸통 가까이로 천천히 걸어가면 살짝 발이 뜨는 순간이 있을 겁니다~ 한쪽 다리를 먼저 접고, 나머지 다리도 천천히 접어주세요~
3. 이때 바닥을 단단히 지지하고 있는 팔과 복부에 힘을 주고, 접은 다리는 최대한 몸통 쪽으로 붙여 주세요~
4. 균형을 유지하고 호흡이 편해지면 복부와 가까워져 있는 허벅지를 천천히 세워봅니다~
그런데 나는 거의 이 다음의 큐잉은 들어본 적이 없다. 허벅지를 세워보기도 전에 앞 구르기가 시작된다.
“쿵~!”
조용한 요가원에서 넘어지는 소리는 유난히도 크게 들린다. 다행이랄까? 이 자세를 수련할 때는 워낙 몸이 힘드니 창피함 따위는 감히 느껴볼 겨를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머리서기에서 앞 구르기를 계속하는 중에 목이 평소보다 많이 뻐근하다.
구르면서 머리로 손가락을 많이 눌러서 그런지 손가락도 좀 불편하다~ 뭐 하루 푹 쉬면 괜찮겠지 했는데, 다음날에도 통증이 지속되어 끝내 병원에 갔다.
나의 손가락은 인대가 늘어났고, 내 목은 “경추염좌” 진단을 받았다TT
머리서기 할 때는 바닥을 지지하는 팔에 대부분의 체중이 실려야 하는데, 목 부분에 체중이 많이 실렫나 보다~
나의 가는 손가락은 앞으로 구를 때마다 그 무거운 머리의 무게를, 나의 죄 없는 목은 더 무거운 내 몸의 체중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것이 요가 시작 이후 5개월째, 나의 첫 번째 부상이었다.
부상 회복에는 꽤나 시간이 걸렸지만 한번 고생을 해본 터라 특히 머리와 손가락에 체중이 과하게 실리는 일이 없도록 신경 썼더니, 다행히 지금까지는 무리 없이 요가 수련을 해오고 있다.
지금은 앞 구르는 횟수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까지도 허벅지를 세워 다리를 펴는 동작은 해내지 못한다. 갈 길이 멀다… 요원하다TT
그리고 나의 두 번째 부상은, “아사나의 여왕”이라 불리는 살람바사르반가 아사나! 일명 어깨서기에서 시작되었다.
어깨로 서는 것은 머리로 서는것 만큼의 충격은 아니었다. 비록 머리로는 아직까지 제대로 서지 못하지만 어깨로 서는 것은 흉내 정도는 낼 수 있었다.
어깨서기는 매트에 누워 다리를 머리 뒤로 넘기고, 양손으로 허리를 가볍게 지지하며 바닥에 단단히 뿌리내린 어깨와 복부의 힘으로 다리를 위로 뻗어 올린다.
책에서 보면 어깨 위로 다리가 ㄴ 자로 곧게 뻗어 있어야 자세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데, 강사님 말로는 내 허리가 s자로 많이 휘어진다고 한다.
허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유난히도 많은 힘을 썼던 그날… 지난 머리서기 때처럼 이번엔 허리에 불편감이 심히 느껴진다. 이런… 불길하다…!
다음날 허리에 통증이 심해져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이번엔 “요추염좌TT” 진단을 받는다.
다친 경위를 설명하니 디스크가 있는 사람에겐 요가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헉? 이제 막 재미를 붙여가고 있는 요가를 접어야 하나?
며칠 후 다행히 x레이 촬영 결과 이전 허리디스크에서 상태가 나빠지지 않아, 조심해서 수련하는 조건으로 의사 선생님의 허락을 겨우 받았다.
“다행이다. 요가, 계속할 수 있다!”
부상 회복을 위해 요가 수련은 2주나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지만, 두 번의 병원 진료로 “절대로 무리하면 안 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
지금의 나는 더 조심스럽고, 무리한 자세를 억지로 수행하지 않은 덕분에 더 이상의 부상 없이, 오늘도 즐겁게 요가 수련에 매진하고 있다.
요가 관련 책들을 보면, 강직성척수염에 걸렸지만 아픈 몸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끊임없이 요가 수련하는 이야기도 보았고, 나보다 더 큰 부상을 입고도 좌절하지 않고 지금도 꾸준하게 수련하는 이야기도 보었다.
그래서 이제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시간이다.
“요가, 그거 디스크가 있어도 할 수 있어?”
내 대답은 일단 “그렇다”이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절대적으로 중요한 단서가 붙는다.
“결고 욕심내거나 무리하지 않고, 몸이 허락하는 범위에서만!”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세 번째 요가 등록을 해버렸다. 물론 3개월로^^!
-To be conuti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