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 채로 시작했기에 가능했다] Ep.5
예비부부이자 2인 제작자. 60평 작업실 셀프 인테리어 중. 테이블웨어와 가구 제작을 시작으로 인테리어까지 손을 댔다.
안반데기라는 명소에 간 적이 있다. 강릉 해발 1,100m에 위치한 고지대로 별이 잘 보이는 곳이다. 오빠와 함께 별을 보러 가는 길이었다. 오빠는 가본 적이 있어서 "오늘은 날씨 때문에 덜 보일 수도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별이 많이 보이면 좋겠다.'는 기대감에 들뜬 마음은 주체할 수 없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굽이친 비포장 도로였다. 공기는 싸했지만 밤공기는 유난히 깨끗하고 좋았다.
오랜 시간 올라가 도착한 안반데기에는 작은 별들이 옅고 넓게 깔려있었다. 오빠는 전에 왔을 때보다 덜 보여 아쉽지만 함께 봐서 좋다고 했다. 별을 보러 가기 전의 두근거림은 별을 보고 나니 차분하게 가라앉고 오히려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못 볼 줄 알았는데 이젠 봤으니 됐다. 잘 왔어.' 하는 생각과 함께.
욕심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별을 따러가고자 하는 사람은 큰 흥분에 휩싸인다. 따지 못할 것 같아도 희망이 있으니, 희망은 다시금 원동력이 된다. 별을 보러 가는 사람은 결국 별을 눈으로 만난다. 희망의 무게는 전자보다 조금 더 가볍지만, 보았다는 성취감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이렇듯 별을 보러 가든 따러가든 그건 내 선택이다. 혹시 또 모른다. 별 보러 갔다가 별똥별을 마주쳐 신나 했던 그날의 우리처럼, 그보다 더 멋진 행운이 찾아올지도.
사무실 가벽 세우기
다시금 시작된 인테리어. 가벽을 설치할 곳은 아래와 같다. 여러 구도를 놓고 살펴본 끝에, 주황색 선이 있는 곳에 가벽을 세워 사무실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3면으로 들어오는 빛을 가리지 않으면서, 목자재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가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쇼룸부터 작업실 공간을 둘러볼 손님들의 동선도 고려해야 했다.
오른쪽 위에 위치한 가벽(주황색 선)을 설치하는 과정이 글에 담겼다.
5가지 과정으로 보는 ‘가벽 세우기’
1) 가벽 '뼈대' 세우기
투바이(넓은 각재)와 다루끼(얇은 각재)는 가벽의 뼈대를 세울 때 많이 쓰인다. 이 재료들을 용도에 따라 가로세로로 교차시키며 타카로 고정하면 뼈대가 완성된다. 세워진 뼈대 위에 석고보드를 붙이면 그제야 벽이 되는 것이다. 시공과 제작에서는 오빠의 노력이 많이 담겼다. 인테리어는 처음이었지만 유튜브로 며칠간 공부한 뒤 실전으로 들어갔다. 서툰 상태로 시작했음에도 하나씩 실현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아무 말 없이 벽을 바라보던 오빠의 뒷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가벽을 세울 때는 기준점을 어디에 둘지가 가장 중요했다. 건물 자체가 완벽한 직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준점을 잡고, 레이저로 벽의 각도를 맞춰 표시한 뒤에 뼈대를 세워나갔다. 틈이 생기면 사이에 맞는 나무를 잘라 끼워 흔들림을 잡아가며 뼈대를 견고히 세워갔다. 보통 가벽의 뼈대 간격을 넓게 두어 나무를 적게 쓰는데, 우리는 간격을 촘촘히 해서 나무를 많이 사용한 편이다. 직접 하기도 하고 능숙하지 않다 보니 일어난 상황이지만, 덕분에 튼튼한 벽을 세울 수 있었고 목자재를 보관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었다.
뼈대 작업에서 어려웠던 점은, 오빠가 사다리에 올라 천장에 투바이를 박을 때였다. 공간의 층고가 높은데 콘크리트용 타카 총이 꽤 무게가 나간다. 때문에 공중에서 버티는 손의 힘이 충분하지 못하면 천장 벽이 콘크리트 째로 떨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눈에 콘크리트 가루가 들어가기도 하고, 곳곳으로 파편이 튀어서 조심해야 했다. 뼈대를 잘못 밟고 발을 헛디디는 경우도 허다했다.
2) 가벽 안 '내장선반' 만들기
내장선반은 사무실 가벽의 뼈대를 세우는 과정에서 함께 설치했다. 카운터 앞에 있는 선반이라 기능보다는 시각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제작했다. 다만 두 명이 올라가도 견딜 정도로 단단하게 만들어 무거운 물건을 올려도 문제없게 제작됐다. 층고가 높은 공간이라 선반의 존재감이 느껴지도록 조금 크게 설계를 했다.
3) 사무실 내부 '석고보드' 붙이기
사무실 방이 될 곳의 벽을 만들기 위해서 내부부터 석고보드를 잘라 붙이는 과정을 반복했다. 가로 세로로 세워진 나무 뼈대의 높이나 위치를 대략 적어두고, 석고보드를 대어 나무 뼈대가 있는 위치에 타카를 쏘아야 단단히 고정이 된다. 석고보드는 커터칼로 잘 잘려서, 센티만 정확히 맞추어 자르면 작업이 수월하다. 이 과정에서 내가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오빠가 한동안 혼자 고생을 했는데, 참 고맙고 미안하다. 사무실 방은 주로 컴퓨터 작업을 위해 만들었고, 먼지가 많이 날 때에는 잠시 식사나 휴식을 취할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4) 뼈대 안 '단열' 작업하기
단열재를 고를 때 여러 제품을 알아봤지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단 이유로 월드스프레이 우레탄 폼 단열재를 구매했다. 폼이 얼마나 부풀 어오를 지 예측하기 어려워, 튀어나온 부분을 칼로 전부 잘라내는 수고를 했다. 단열을 한 이유는 전체 공간에서 중 가장 사무실이 가장 따뜻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업실은 목재를 보관하고 작업해야 할 곳이라 과도한 히터 사용은 좋지 않다. 사무실에서는 주로 컴퓨터 작업과 휴식을 취해야 했기 때문에 겨울의 추위를 보강하기 위해 단열 작업을 추가로 진행했다. 이렇게 단열을 했어도 겨울에는 손과 발 끝이 깨질 만큼 시려, 각종 겨울 용품으로 대비하고 있다.
5) 사무실 외부 '석고보드' 붙이기
석고보드를 이어 붙여 벽 한 면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석고보드 사이사이의 틈은 퍼티로 메울 예정이다. 가벽은 스프레이 도색을 할 계획이라, 퍼티로 틈을 메우고 나서도 여러 차례 사포질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전부 마무리하면 벽이 처음부터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깔끔해지고, 도색한 결과도 훨씬 자연스럽다.
전기 배선 작업하기
가벽으로 만들어진 사무실은 새로운 방으로 취급이 된다. 소방 법규상 방마다 화재경보기가 설치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새롭게 만든 사무실 안에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 확인한 뒤 화재경보기와 레일조명을 설치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전기 기사님을 불러야 했지만 오빠의 친한 친구 중 전기 배선을 할 줄 있는 분이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하루이틀 함께 작업을 해주신 덕분에 신속하고도 무사히 설치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 직접 하려면 불 하나 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게 된다.
끝나지 않는 숙제, 앞으로 남은 것들
사무실 가벽 세우기는 일차적으로 끝이 났다.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지만 극히 일부를 적어보았다.
오늘 쓴 글이 며칠 치를 한데 모아 적은 것인지 모르겠다. 정신없이 실행해 나갔던 시기의 기록을 남기다 보니 여러 감정들이 한 글 안에 담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다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 절대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냈다는 것은 성취감으로 돌아왔고, 그리고 그 성취감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확신했다. 무모하지만 나는 ‘별을 따러 가야 하는 사람’ 이란걸.
[모른 채로 시작했기에 가능했다] Ep. 6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