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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DK Oct 30. 2015

24/642 : 다섯 가지 사건.

생생히 기억나는 그 다섯 가지 중 하나를 서술한다.

글쓰기 좋은 질문 642를 씁니다.


연습장에 펜으로, 노트에 만년필로, 블로그에 키보드로 씁니다.

세 번을 쓰다 보면 처음과 마지막은 조금씩 달라지곤 합니다.

손에 쥐고 있는 노트와 블로그에 올려둔 텍스트를 간직합니다.


브런치에 올리는 '642'에 대한 답은

블로그에 있는 마지막 수정본을 내키는 대로 수정한

혹은 노트에 적어둔 글을 다시 읽으며 쓰는

'세 번째 수정본'이자 '네 번째로 쓰는 글',

'다시 읽고 써보는 글'이 될  듯합니다.




스물네 번째 질문. 당신이 생생하게 기억하는 다섯 가지 사건을 써보라.

 그중 하나를 골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졸업식에 오지 않았다. 몸이 좋지 않았나 보다. 자전거를 타고 졸업장을 전해주러 녀석의 집으로 향했다. 친구는 없었다.


  버스를 타고 통학하게 되었다. 매일을 같은 정류장에서 같은 버스에 타던 소녀가 있었다. 졸업할 때 즈음 아쉬웠다.


  가까운 학교에 진학했다. 한 해가 더 흘렀다. 익숙한 얼굴의 아이가 나와 같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친구와 나는 놀랐고 소녀는 몰랐을 것이다. 아마도, 분명히.


  휴학을 하고 군대에 갔다. 이 나라에 그렇게나 희한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존재할 줄은 몰랐다. 자신의 목숨이 하찮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친하게 지냈던 친구 녀석이 큰 결심을 했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게 되었다.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은 그녀의 용기가 사뭇 진지하게 느껴졌고 대단했다고 생각한 날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설명하지 않기로 홀로 다짐했다. 개인적이고 파격적이며 치부를 들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들은, 그녀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긴 하지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우습지만 아무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내 인간성에 비추었을 때 당연한 일인 듯 싶으면서도 아쉽다.



2015년 10월 27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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