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omDK Nov 03. 2015

25/642 : 잃어버린 것.

모양이 없는 무형의 것.

글쓰기 좋은 질문 642를 씁니다.


연습장에 펜으로, 노트에 만년필로, 블로그에 키보드로 씁니다.

세 번을 쓰다 보면 처음과 마지막은 조금씩 달라지곤 합니다.

손에 쥐고 있는 노트와 블로그에 올려둔 텍스트를 간직합니다.


브런치에 올리는 '642'에 대한 답은

블로그에 있는 마지막 수정본을 내키는 대로 수정한

혹은 노트에 적어둔 글을 다시 읽으며 쓰는

'세 번째 수정본'이자 '네 번째로 쓰는 글',

'다시 읽고 써보는 글'이 될  듯합니다.




스물 다섯째 질문. 내가 잃어버린 것.


  

  잃어버린 것이 눈에 보이는 물건이라 치면 앞서 적어두었던 질문과 답변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잃어버린 혹은 누군가 잃어버린 것들 중 형태를 갖지 않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봤다.


  가만히 생각해봤다. 나 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몇 가지 있다는 걸 눈치챘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수순함이라던지 멋 모르고 아무 데나 덤벼들고 달려들며 도전하던 패기(라 쓰고 겂없는 용기라 읽는다만).


  의외로 사람이 살다 보면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짧디 짧은 내 생각으로는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들은 전부 어른이 되기 위해 뿌려지는 일종의 거름이라는 생각. 무언가를 잃는다 해서 그것이 모조리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다. 비단 그것이 물리적인 숫자로서의 나이일 수도 있겠지만 철이 드는 시점으로 볼 수도 있다.  그때 우리가 철없던 어린 시절에 잃었던 것들은 경험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올 것이란 말이다. 


  그러니 내가 잃어버리는 것이 많아 그것이 아쉽게 느껴지거나 아까워 미칠 지경이라면 우리는 아직 어린 것일지도 모른다. 측정키도 민망할 정도로 작을 것이 분명한 상실의 슬픔 따위에 절망하기보다는 긴 시간이 지난 후 내게 돌아올 기쁨의 크기에 대해 상상하며 즐겁게 지내는 편이 좋지 않을까?


2015년 11월 03일 쓰다.

매거진의 이전글 24/642 : 다섯 가지 사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