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폐경'은 끝남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다.

한 단계 한 단계 앞으로!

by 정서하

밤, 정이는 방 안 책상 위에 수첩을 펼쳐 놓았다.

도서 간, 카페, 구청 센터에서 적어온 메모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책상 위 스탠드 불빛이 노란 원을 만들어내고, 정이는 그 안에서 펜을 쥐고

고개를 숙였다.



먼저 장소별 장단점을 나누었다.


도서관 모임실: 조용하고 무료. 단, 예약 경쟁이 치열하고 모임성격을 설명해야 함.


카페 세미나실: 접근성 좋음, 분위기 편안함. 단, 비용이 발생하고 외부 소음이 있음.


구청 커뮤니티 센터: 공저이고 신뢰도 높음. 단, 절차가 복잡하고 개인정보 제출 필요.



정이는 장단점 옆에 별표를 치며 잠시 고민하다가, 구청 센터에 크게 동그라미를 쳤다.

"... 첫 모임은, 좀 더 안전하고 공식적인 데가 낫겠어."



그다음은 이름.

수첩 한쪽에 후보를 적고 하나하나 밑줄을 그었다.


숨결: 짧고 간결, '숨을 돌릴 공간'이라는 느낌.


다시, 나답게: 다소 길지만 의미가 뚜렷함.


서른의 두 번째 시작: 특정 연령대에 갇힐 수 있음.


정이는 펜 끝으로 '숨결' 위에 조심스레 점을 찍었다.

".... 이게 좋아. 말하는 순간, 마음이 편해지는 단어니까."


그리고 구체적인 방식을 정리했다.


참여자 모집: 커뮤니티 게시판, SNS 비밀그룹 활용.


진행 방식: 첫 만남은 자기소개+ " 왜 왔는지" 간단한 나눔.


규칙: 익명 보장, 강제 참여 금지, 비밀 유지.


장기 목표: 의료인 초청 강연, 정보 공유, 그리고 서로에게 편지가 되는 글 남기기.


정이는 수첩을 덮었다가 다시 열었다.

계획을 적고 또 적는 동안, 마음속 어둠이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창밖에서는 늦은 밤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정이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그래,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야.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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