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오는 길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

by 정서하

인생은 참 묘하다.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계속 이어진다.
그 안에서 우리는 즐거움을 찾고,
슬픔을 배우고, 괴로움을 견디며 살아간다.
성공과 실패라는 맛을 번갈아가며 보게 되고,
어떤 일은 도움이 되고, 또 어떤 일은 상처로 남는다.
그런데 결국,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만든다.

나는 이제 조금은 안다.
삶은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는 것을.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의 내가 또 내일을 이어간다는 것을.
그 흐름 안에서 나는 여전히 배우고,
실수하고, 후회하면서도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예전엔 인생이 마치 끝없는 숙제처럼 느껴졌다.
무엇을 이뤄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늘 정답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정답이 없다는 게, 바로 인생의 답이라는 것을.

하루가 기쁘면 그 하루를 고마워하고,
하루가 괴로우면 그 괴로움마저 내 몫으로 받아들인다.
때론 웃고, 때론 울면서
그 모든 감정이 내가 살아 있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나는 이젠,
좋은 일만 바라지 않는다.
그저 오늘 하루를 있는 그대로 견디고,
그 안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 한다.

이제 나는 나에게 편지를 쓴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부족했던 날들도, 흔들렸던 순간들도
다 너의 일부니까.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네 속도로, 네 길 위에서 천천히 가자.”


인생은 여전히 돌고 도는 길 위에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예전보다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지나온 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나는 오늘도 나답게 숨을 쉰다.

창문 너머로 노을이 젖어든다.
붉고 부드러운 빛이 방 안을 물들이는 그 순간,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내가 걸어온 길, 내가 선택한 삶,
그리고 지금의 나 —
그 모든 것이 고맙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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