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폐경'조기 끝남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다

다시! 시작!

by 정서하

알람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정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책상 위에는 여전히 어젯밤 펼쳐둔 수첩이 놓여 있었다.


'숨결' , 굵게 동그라미 쳐진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마음이 잠시 묘하게 가벼워졌다.

하지만 곧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다.

정이는 수첩을 덮고 가방 속 깊은 곳에 넣었다.

"오늘 하루도 버티자. 그리고... 기회가 되면

조금씩 움직이자."


세수를 하고 화장을 고르며 거울을 바라봤다.

창백한 얼굴 위로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괜찮아. 어제의 나보단 오늘이 나아."


부엌에 나가자 엄마가 식탁에 반찬을 올리고 있었다.

"일찍 일어났네. 피곤할 텐데."

정이는 짧게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엄마. 오늘은... 괜찮을 것 같아요."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서자, 새벽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차갑지만, 그 안에 묘한 맑음이 섞여 있었다.

정이는 출근길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가방 속 수첩이 무겁게 느껴졌지만,

그 무게는 전보다 덜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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