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1考: 한 주를 여는 글 1

배를 매며(장석남)

by 천천히 꾸준히


이번 주의 考(고)는 ‘사랑의 본질’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 중 가장 구체적이고 공감되는 정의가 서은국 교수님의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음식을 먹는 것'


이번 긴 연휴, 다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요?


맛있는 음식이든 경치 좋은 곳이든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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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배며/ 장석남​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 부터 닿는다

사랑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만드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을 떠 있다

잔잔한 여수 바다

1연에서 배를 매는 행위를 말했지만 이어지는 2연에서 주어가 '사랑'으로 바뀌고 사랑이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이 시에서 정말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히 배를 매는 일이 아니라 배를 매는 행위를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사랑의 의미, 본질입니다.


그러면 1연, 2연의 의미가 명확해지네요. 사랑은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예상하지 못한 채, 갑자기, 피할 수 없이 운명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으로요.


특히 3연, 4연은 사랑에 대해 좀 더 심화된 인식이 보입니다. 배는 구름, 빛, 시간과 함께 매어지니 사랑도 사랑하는 대상을 둘러싼 세계까지 받아들이는 것!


5연에서는 울렁인다는 걸 사랑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면 사랑으로 인한 설렘으로 느껴집니다.

주제 : 사랑의 의미, 본질에 대한 깨달음​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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