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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흔들리고, 그 다음 살아낸다

by 일현 조성훈

프롤로그


누구나 자신의 삶을 걸어간다. 한없이 평범해 보일 수도, 갑자기 특별해질 수도 있는 굽잇길이다.
이 책은 찬바람이 불던 나의 유년, 무정한 고등학교 시절, 세월과 파도 위를 떠돌던 항해사 시절,
낯선 도시와 땅을 만난 여행자 경험, 무너지는 세상 속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던 코로나와
알고리즘과 코드에 잠긴 인공지능 학습까지,
내가 통과한 모든 계절의 흔적과 그때마다 남은 상처와 온기를 모은 여정이다.


조용히, 혹은 때로 격정적으로,
삶은 내 결정과 무관하게 자주 방향을 틀었다.
한 사람의 존재, 이름, 직업, 세상과의 관계는 늘 반복되는 결핍과 회복, 단절과 연결 사이에서
무너졌다 다시 살아나는 꽃잎과도 같았다.


이 여정의 기록이 어느 날, 누군가에게는 자신만의 겨울을 건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고독과 소외에 갇힌 사람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은 성장의 길 위에 선 당신에게
내 안의 겨울이 어떻게 봄을 맞았는지,
결국 모두의 고통에 ‘다정하게’ 손 내밀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연다.




목차


1.유년의 겨울, 침묵과 결핍의 안개

2.항해사, 별을 따라간 밤

3.해수부, 바람에도 흔들리는 자리

4.여행사, 이름 없는 여행지에서

5.코로나, 멈춰 선 계절

6.AI 독학, 두 번째 세계를 만나다

7.그리고 다시, 나 자신에게




들어가는 글


세상은 가끔 무심할 정도로 조용했다.
아무리 애써도 바꿀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때로는 미련했고
때로는 담담히 흐름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유년의 거친 숨결, 지난한 청춘의 막다른 끝,
파도에 흔들리는 먼 바다의 밤,
관직과 권력의 찬바람,

새로운 사람과 땅을 맞닿은 낯선 날들,
모두가 멈춘 세계 안에서 발견한 작은 온기,
그리고 마지막엔, 스스로 선택한 ‘새로움’이라는 이름까지.


이 모든 계절의 파편 위에서
나는 부서지기도, 다시 걷기도 했다.
삶에 지친 당신에게, 혹은 아직 떠오를 힘이 있는

또 다른 나에게 조용히 내 이야기를 건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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