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 길

by 꿈꾸는시미


나는 어릴 적 어른들이 기뻐할 일은 무슨 일이든지 해내고서 조용히 숨어 혼자 행복해하는 아이였다.

집 주변 골목을 내 키 만한 빗자루 한 자루를 들고 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러다가 신이 더 나면 동네의 긴 골목들을 죄다 쓸어 그 깔끔한 골목길을 바라보며 혼자 행복해하곤 했다.

깨끗한 골목은 그 자체로 나의 보상이었으며,

나만의 즐거움이 되어 나를 가득 채워 주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성취감과는 별도로 어릴 적 투명하고 순수한 행복감과는 다르게 뭐든 나를 감추고 싶어 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 나쁜 습관이 생긴 이유는 사랑과 정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나를 노리고, 내 인생에 가면 쓴 친절함과 다정함으로 가장한 괴물들이 나의 행복한 노동을 지치게 만들고 비굴한 삶의 자리로 끌어내리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괴물인 그들과 그것들은 나의 노동력뿐만 아니라 내 감정마저도 어둡고 메마르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기만 했던,

부끄럽고 바보 같았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젠 다행히도 제법 온전한 눈을 가지게 되었다. 가면 뒤의 얼굴과 말 뒷면의 온도를 구분해 가는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

어리석지만 아름답고 순수했던 나의 세상이 더 이상 악의에 이용되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세상을 마주하고 있다.


정말 다행이다.

지금에서야 진정한 교감을 시작하고 만끽하게 된 내 인생의 전환을 감사한다.


나의 상처가 더 깊은 공감과 위로로 전달되어 상대방을 편안하게 나에게 다가오게끔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높아진 사랑의 온도는 나를 더욱 따뜻하게 데워준다.


이제부터라도 사람을 통해 다시 회복하고, 행복을 얻는 새로운 나를 발견해 나가며 내 몫의 값진 삶을 누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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