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마가 보고 싶다

by 꿈꾸는시미

일상의 숨 고르기를 마친 깊은 밤은,

낮 동안 자리를 내주었던

아프고 시린 감정의 방들이

나를 흔들어 깨우며

슬픔에 겹겹이 쌓여 있던

먼 기억 속의 세포를 초롱초롱 되살린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이런 밤에 나를 찾아와

그 그리움의 끝자락을 들치고

나도 모르게 '엄마'라고 외치게 하여

엄마의 모든 감정에 민감한 나의 어린 딸들을 아프게 하는 것 같다.


병상에서 홀로 '나도 엄마가 보고 싶다'라고 말씀하셨던 그 한마디.

위로도 못 해 드렸다.

엄마의 엄마만 한 애정울 담을 수 없는 자식의 가슴이긴 하지만

아마 우리의 사랑은

엄마의 아픈 병상을 채워 주기에 부족하여 엄마에게 엄마를 뼈저리게 보고 싶게 했나 보다.


비단 공장을 하시던 외갓집에서 비단을 가져와 비단장사를 하시던 엄마는 외갓집에 비단을 사러 가서 비단 짜기가 늦어지면 오랫동안 집을 비우셨다.

그럴 때마다,

막내여서 그런지 엄마에 대한 무한 그리움은 어린 가슴을 휑하니 뚫어 놓았고

그 그리움은 삶 내내 항상 살아 있었고, 지금도 나의 가슴에 큰 공간을 남겨 놓았다.


창조주를 대행한다는

생명과 사랑의 주 공급자인

엄마가 그립지 않을 사람이 있겠냐마는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고 미성숙한 나여서 아직까지 가슴앓이를 하고 있나 보다.


글을 쓰면서 문득 깨닫는다.

내 딸들을 힘들게 할

'엄마'라는 나의 외침을

혼자만 삼켜야겠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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