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

by 이경민

발이 이끄는 곳으로 가본 적이 있나요?


나의 발이 닿았던 곳은, 여름이 남아 있기도 하고

가을이 남아 있기도 한 공원이었어요.

참 이상하죠. 겨울인 것 같은데 덥기도 해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추운 겨울이 오지 않았는데도,

그냥 그 시간이 예쁘더라고요.

그 시간이 행복이었어요.


그러다 느꼈어요.

우리가 정해 놓은 계절의 순서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예쁜 모습은 그대로라는 걸요.

그리고 이게 또 누군가에게는 치유고, 행복이더라고요.


저는 늘 틀에 맞지 못한 건 골칫덩어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틈 사이로 삐죽 나온 것들을 미워하기도,

어쩌면 싫어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오늘 이 공원을 보고 알았어요.

세상이 정해 놓은 틀에서 벗어나도 예쁘다는 것을요.

내가 다르다 생각했던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에게는 치유고, 행복일 수 있다는 걸요.


그 틀을 기준으로 손가락질하던 나의 모습이

정말 부끄러워졌어요.

또 한 번 고개를 숙였어요.


우린 틀에 담을 수 없는 귀한 존재인데 말이죠.


그래서 이제 다시, 진심으로 고백합니다.

다들 어떤 모습이든 너무 예뻐요.

당신들을 담을 수 있는 틀은 없기에

저는 정의할 수 없어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주 뱉는 말이

오늘따라 더욱 와닿더라고요.

제가 말하고 나면,

당신들도 더욱 애틋한 문장이 될 거라 장담해요.


말이나 글, 몸짓 따위로

사물이나 사람의 모양을 나타내는 걸 “형용”이라고 해요.


이 글을 읽는 당신들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요.

그리고 형용할 수도 없어요.


그만큼 귀하고, 소중해요.

존재해 줘서 고마워요.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어요.


하루가 어떠했든,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멋진 당신 덕분에

누군가는 행복했습니다.


그렇듯,

제가 들어간 곳에서도 사랑을 느꼈네요.

행복한 하루입니다.

그 행복이 당신에게도 나누어지길 소망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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