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뇌가 많이 아픈 사람들에게

이거라면해결은못해줘도덜아플거야

by 권대우

정신질환은 현대인 주변에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우울증 환자도 10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는

누구나 그런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우울은 누구든 마음속에 숨어있는 감정일 것이다.

겉으로만 보면 전혀 알 수 없지만 리 주변에는

남몰래 눈물 흘리는 있을 것이다.

우울을 품고 사는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의 우울을 내려놓을 곳이 별로 없다.

그 출구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우울한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다.

도파민 추구의 세대라고 할 수 있는 현재에

수위 높은 가사와 짧은 러닝 타임을 갖는

이러한 힙합 트랙들의 스트리밍 수가 느는 중이다.

아마 소개하는 앨범들 속 몇 트랙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님 말고.


이제는 하나의 향유하는 장르로 슬슬 부상 중인

우울한 감정을 노래하는 힙합 트랙들.

힙합의 다양한 하위 장르 중,

가장 힙합 외부 장르와의 결합성이 좋다고 보인다.

특히 외부 장르, 특히 락의 요소들을 차용하고, 다채로운 샘플링, 실험적 시도가 두드러지며, 새로운 사운드들이 신선한 듣는 경험을 선사한다.

진입 장벽은 좀 높아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법한

앨범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ㅠㅠ> by GongGongGoo009

공공구의 첫번째 EP <ㅠㅠ>

어떠한 연유였는지는 몰라도 이 앨범의 트랙 중

'산책'이라는 트랙이 갑작스레 인기차트에 올라갔다.

그러고 무려 아이돌 가수들이 이 트랙에 맞춰

숏폼 영상들을 올렸다. 오래 안 살고도 이런 일을 볼 줄이야.


그러나 이 앨범은 한 곡으로만 기억되기 매우 아까운 앨범이다.

요즘처럼 점점 추워지고 있는 서울.

그곳에 사는 젊은 사람이 겪는 이별과 자살, 고독사, 빚 등 우울의 원인들.

누구에게 쉬이 말할 수 없는 힘듦을 뱉어낸다.

온전한 내 이야기 후 남는 것은 눈물을 흘리는 나.

<ㅠㅠ>라는 제목은 징징거림처럼 들릴지 몰라도

저 모든 힘듦을 겪은 후 누군가가 흘리는 쓰디쓴 눈물일 것이다.


추천곡: 돈 가져와 2, 산책, 북극곰, 헤쳐모여, 담 내용, ㅠㅠ


2. <Misfits> by Ghvstclub

고스트클럽의 두번째 EP <Misfits>

표지부터 강렬하다. 보여주긴 좀 부끄럽다.

그리고 음악도 상당히 강렬하다.

사운드클라우드의 감성. 그 아마추어의 감성으로 소위 일컬어지는 밑바닥 인생의 보여주기 꺼려지고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담은,

고스트클럽의 두 번째 EP, <Misfits>다.


일상의 퇴폐적인 요소들을 정성적으로 담아

날카로운 가사와 완성도가 높고 스킬풀한 랩, 간결하면서 가사를 감싸는 칼집 같은 비트들.

특히나 가사는 곡의 무드가 어떠하든

스스로가 연달아 자처한, 후회스러운 우울의 부산물을 자극적인 언어들과 비유들로 드러낸다.

누군가가 타부시 하는 말들을 대신 뱉어주는,

아마추어스러운 가사적인 자극을 보여주는 앨범라고 할 수 있다.


추천곡: Unholy!, Balmain, Misfit97, 그래서그랬어, Paran


3. <전설> by 최성

최성의 첫번째 EP <전설>

사실 최성이라는 아티스트는 그렇다.

이 주제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

그렇기에 대표적인 앨범 하나만 뽑기에는 너무 어려운 아티스트.

<전설> 외에 고민을 했던 앨범이 4개다.

그 정도로 이러한 테마의 음악에선 슈퍼스타이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들으면 상당히 특이한 앨범이다.

건반에서 벗어나는 음정, 음울하고 수위 높은 가사,

이와 반대로 상당히 서정적이고 심지어 밝은 비트.

믹스테이프들에서 가져온 아마추어 감성이 진한 트랙들.

사람들이 왜 최성의 음악을 듣냐고 물어본다면,

트랙들의 근원이 되는 슬픔이 보편적이라서,

무척이나 슬픈 상태에 이런 음악을 했을 것 같아서라고 말하겠다.


추천곡: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건 너뿐이야ㅠㅠ, Fuck u (Feat. Futuristic Swaver), 아리랑, 쌰이닝 (shine), 번크리스마스에나는알고싶어, 자살소년


4. <킁> by 씨잼

씨잼의 첫번째 EP <킁>

우리나라 힙합의 역사 속 중요한 앨범들이 있다.

이러한 앨범들은 나중에 다뤄보기로 하고,

하고 싶은 말은, 이 앨범도 그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모 힙합을 우리나라에 뿌리를 박은 앨범.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앨범,

씨잼의 <킁>이다.


음절의 길이와 억양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의도적으로 단어를 잘라 라임을 형성하는 작사는 천재적이다.

그리고 제이 키드먼의 프로듀싱 또한 엄청나다.

서사의 고조와 하강에 걸맞은 완급 조절은 탄식을 자아낸다.

그리고 EP 전반에 깔려있는 개인 쾌락 허용에 대한 물음은 가사와 프로덕션이 단순한 사운드적 쾌감만을 목표로 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서사적으로도 탄탄하고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장르, 가사, 사운드, 서사의 측면에서 이 앨범은 게임 체인저라 할 수 있다.


추천곡: 전곡


5. <BFOTY> by 퓨처리스틱 스웨버

퓨처리스틱 스웨이버의 정규 5집 <BFOTY>

트랩이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자랑하는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이 앨범은 우리나라 트랩을 대표하는 앨범이지만,

일반적 트랩의 스웨그와는 상당히 다르다.

내가 얻은 것보다 내가 없는 것을 더 자랑하는

독특한 감성의 트랩, <BFOTY>다.


돈과 약, 여자에 대해 자랑하는 것이 아닌

그로 인한 상처와 서러움, 그리고 우울함.

올해의 남자친구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질 정도로

찌질하고 의기소침하고 비뚤어진 가사들.

그리고 퓨처리스틱 스웨버 특유의 몽환적이고

콘솔 게임 효과음 같은 비트와 그 위에 올려지는 그의 래핑은 더욱 몽롱한 느낌을 선사한다.

마치 술 취한 누군가의 넋두리 같은 트랩 앨범.

왜 저러나 싶지만 그만하라고 하긴 안쓰럽다.


추천곡: 돈이하란대로해, Dead Friends (Feat. Xannyboiwet, Flavordash, Sjjjm, Rarii Cartii), Heartless, off my head (Feat. Bryn), 실패작, Runnin' Up A Check


우울이라는 감정은 수렁 같다고 한다.

그 감정을 곁에 아무것도 모르는 듯 두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 한 몸이 되어 버릴 수 있다고.

하지만 우울함은 신기한 존재라 오히려

자세히 보고 받아들이게 되면 빠져드는 게 아니라

근원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이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내가 병적으로 우울한 적이 없긴 해서

뭣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스스로가 우울이 있다고 생각했을 때,

이런 방식이 나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오늘 소개한 앨범들이 우울 탐구에 도움을 주고,

우울이라는 감정을 약간은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방법이 되기를 바란다.


음에도새로운주제와앨범과곡들로찾아오도록하겠다.-권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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