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바보카드처럼 살고 싶다

현실을 너무 잘 아는 어른에게 필요한 한 장의 카드

by 토끼풀


바보카드를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참 좋겠다“이다.


상담에서 바보카드는 마냥 좋은 의미는 아니다.

무계획하고, 다른데 정신을 두고 있어 산만하고, 자유를 갈망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말 그대로의 바보이니까.


그래서 연애운에서도, 사업이나 금전운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하는 카드다. 물론 주변에 좋은 카드들이 많이 나올 때는 순수하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대체로는 부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인생을 생각하면서 봤을 때 바보카드는 참 좋은 카드인 것 같다. 우리는 수많은 생각을 하면서 산다. 내일의 불안감, 카드값, 미래에 대한 보장, 타인의 시선등 그 모든 것들에서 우린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한 번씩 바보카드를 바라볼 때마다 참 부럽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타로상담은 아무래도 연애 관련 상담들이 많다.

이 바보카드는 한없이 가벼워 보일 수 있기에, 기피하는 카드 중 하나지만.. 아주 희박한 확률로 주변에 태양카드(일편단심의 의미)가 오면 아무런 조건 없이 순수하게 좋아한다는 의미가 된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가장 이상적인 점이지 않을까 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저 사랑하는 마음만 베푸는 것. 참 이상적이지 않은가..


다만 바보카드가 현실성이 떨어지듯이 실제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이상적이지 않다. 왜냐면 항상 순수한 감정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순수한 감정은 결국 인정이나 사랑을 받고 싶다는 감정으로 진화하게 되고 결국 그 안에서 집착과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순수하게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던 마음은 변질되고 만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아무리 순수하게 조건 없이 상대를 사랑하더라도, 이번에 상대의 마음이 문제다. 그 마음을 상대도 누구에게나 항상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받아들여지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은 상대에게 공포고 집착으로 비춰질수도 있으니.. 사랑이란 참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바보 카드를 좋아한다.

연애도 일도, 인생도 한 번쯤은 바보처럼 현실을 바라보지 않고 낭만적으로 살아볼 용기가.. 나에게는 있을까?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것을 알지만 걸어 나갈만한 용기가.. 과연 있을까? 어릴 땐 있었다고 착각을 했다.


하지만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나에게는 지켜야 할 가족들과 어느 정도 안정된 안락한 생활들을 나는 과연 포기할 수 있을 만큼의 열정과 용기가 있을까?


물론 누군가는 바보가 무지하기 때문에 용기라고 표현하면 안 된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 말도 맞다. 다만 난 지금 타로 카드의 해석이 아닌 나만의 사색과 생각을 위한 거라, 지금은 용기라고 표현하고 싶다. 가끔 바보카드를 보면 정말 비현실적인 카드라고 생각이 들지만, 왜 이렇게 울컥거리는 감정이 드는 건지 모르겠다.


무지한 게 나쁜 걸까? 인생은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는 거라고 한다면, 그냥 무지하게 행복하면 안 되는 걸까? 결론은 안된다. 왜냐면 우리의 인생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하라는 것들이 함께 있으니까. 그럼에도 나는 바보카드를 갈망한다는 게 참 모순적이고 아이러니한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가끔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소파에 대자로 뒤집어 누워 자는 우리 집 고양이들을 보면서, 이 카드가 떠오른다. 물론 내가 고양이가 아니기에 이 친구들이 행복한지를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가끔 부러워질 때가 있다. 하루쯤은 바뀌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평생은 아니다. 왜냐면 내가 원하는 곳, 원하는 음식, 원하는 사람들을 내 의지대로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또한 욕심이겠지. 그렇기에 나는 바보카드가 될 수 없지만, 오늘도 바보카드처럼 살고 싶다고 갈망한다. 이처럼 사람은 얼마나 모순적이고 양면적인 존재인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이 인생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 바보카드에 바보가 향하는 곳에는 행복이 있을지 불행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도 이 바보의 용기가 참 부럽다.




(The FOOL. 바보 고양이, 부럽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