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돌아보면
나를 아프게 했던 말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다시 걷게 만든 말들도 있었다.
크게 울리는 거창한 격려가 아니라,
아주 작지만 진심이 담긴 한 문장들.
“그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야.”
“쉬어도 괜찮아.”
“너라서 여기까지 온 거야.”
처음에는 그 말들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나는 늘
“아직 부족하다”는 말에 익숙했고,
“더 잘해야 한다”는 기준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칭찬을 들으면
기뻐하기보다 먼저 의심했고,
위로를 들으면
“설마 진심일까?”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들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힘이 빠지는 순간마다
조용히 떠올라
내 어깨를 한 번 쓸어내려 주는 것 같았다.
그때 깨달았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말은
“더 해라”가 아니라
“지금도 괜찮다”는 말이라는 걸.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채찍이 아니라,
이미 여기까지 온 나를
인정해 주는 시선에서 나온다는 것을.
올해의 내가
가장 고마워해야 할 말은
아마 이런 문장일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잘 버티고 있어.
너는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다.”
그 말 덕분에
나는 한 번 더 걸어갈 힘을 얻었고,
넘어졌던 자리에서
조금 덜 미안해하는 마음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