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사람을 더 많이 만난 해가 아니라,
사람과의 거리를 다시 배운 해였다.
예전의 나는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성실함이라고 믿었다.
불편해도 참고,
서운해도 넘기며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어른스러운 태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 믿음이 조금 달라졌다.
어떤 관계는
애쓰지 않아도 이어졌고,
어떤 관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점점 나를 소진시켰다.
그래서 처음으로
관계 앞에서 나에게 물었다.
이 만남이
나를 편안하게 하는지,
아니면
나를 계속 설명하게 만드는지.
관계를 끊어내는 일보다
더 어려웠던 건
관계를 다시 선택하는 일이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용기보다
누군가를 곁에 두는 기준이
더 필요했다.
이제는 안다.
모든 관계를 지킬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지켜야 할 관계는
억지로 버텨야 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올해의 나는
관계의 수를 줄이는 대신
관계의 온도를 남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