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에게 한 번 크게 당한 후, 아이들은 슬슬 복수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 중심엔 머리가 짧고 덩치 큰 맵돌이, 그리고 눈웃음이 기묘하게 음흉한 만병이가 있었다.
둘은 쉬는 시간마다 머리를 맞대고 수상한 작전을 짰다.
피노키오가 복도를 걸어가면, 맵돌이는 슬쩍 발을 내밀었다.
“앗차—!”
피노키오가 비틀거릴 때마다 뒤에서 들려오는 건, 꼭 참다 터진 듯한 킥킥거리는 소리였다.
“봐봐, 진짜 로봇이니까 중심도 못 잡잖아!”
그 한마디에 아이들은 더 낄낄댔다.
만병이는 더 악질이었다. 그는 ‘피노키오 게임’이라는 걸 만들어 냈다.
점심시간이면 피노키오의 도시락에 슬쩍 모래를 뿌리거나, 반찬통을 뒤집어 버리는 건 기본.
한 번은 아예 그의 가방 안을 쓰레기로 꽉 채워서, 뚜껑을 닫을 수조차 없게 만들었다.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로 불려 가는 것도 일상이었다.
어느 날 맵돌이와 만병이는 피노키오 등을 쾅 밀어 변기 칸에 가두고, 문을 잠가버렸다.
“문 열어!”
피노키오가 주먹으로 두드리며 외쳤지만, 돌아오는 건 조롱 섞인 웃음뿐이었다.
그 웃음소리는 변기 칸 벽을 타고, 꽤 오래 귀에 맴돌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피노키오는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씩씩— 숨을 몰아쉬며 교실 문을 열어젖혔다.
“쾅!”
순간 교실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야, 맵돌이!”
피노키오의 눈빛이 번개처럼 번쩍이더니, 그대로 맵돌이를 밀쳐버렸다.
“퍽!”
맵돌이는 책상에 부딪히며 비명을 질렀다.
“으악!”
옆에서 눈만 깜빡이던 만병이는 “어…어?”하는 사이에, 피노키오가 번쩍 들어 올렸다.
그리고 맵돌이 위로 던져버렸다.
“철퍼덕!”
“꺄악!”
“야, 뭐야?!”
순간 아이들은 피노키오의 무서운 힘에 놀라 조용해졌다. 의자 삐걱대는 소리 하나 안 났다.
피노키오의 목소리가 울렸다.
“나… 더 이상 참지 않겠어. 착한 아이가 되려고 꾹 참았지만—
나쁜 놈들한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걸 이제 알았어.
앞으로 나 건드리면… 진짜 혼난다!”
피노키오의 눈빛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
눈에서 불이 날 것 같은 게, 이제 진짜 화났다는 걸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그 눈빛을 본 아이들은 서로 눈도 못 마주치고 고개를 푹 숙였다.
맵돌이와 만병이도 얼굴이 시뻘게진 채,
허리를 부여잡으며 찡그린 이모지 같은 표정으로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피노키오는 잠시 숨을 골랐다. ‘휴… 이러다 친구 다 잃겠네…’
하지만 세상에 나쁜 애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루카처럼 진짜 친구로 생각해 주는 애들도 있었다.
피노키오는 그런 애들한텐 두 배로 친절을 베풀었다.
그 덕분에, 의외로… 새로운 친구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선생님도 피노키오를 좋게 봤다.
“얘는 참 주의 깊고 똑똑해.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교엔 제일 먼저 와서 제일 늦게 가고.”
다만 한 가지, 친구가 너무 많아졌다는 게 문제였다.
그중엔 공부는 안 하고 하루 종일 빈둥거리는 애들도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종종 피노키오에게 주의를 줬고, 공주 엄마 역시 진지하게 말했다.
“조심해라, 피노키오. 나쁜 친구들이랑 어울리다 보면 책이랑 멀어질 수 있어.
엄마는 네가 엉뚱한 길로 빠질까, 걱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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