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넋을 놓고 있던 피노키오.
그때, 쌩하고 불어온 바람에 피노키오의 모자가 휙 날아가 버렸다.
“어, 내 모자!”
피노키오는 얼떨결에 앞에 있던 경찰관에게 물었다.
“모자 좀 주워 와도 될까요?”
경찰관은 삐딱하게 말했다.
“네가 도망가면 어쩌려고?”
그 순간, 한 경찰관이 커다란 사냥개 한 마리를 끌고 왔다.
온몸은 짙은 흑색 털로 뒤덮여 있었고, 근육질의 몸은 낮게 웅크리고 있었다.
샛노란 눈으로 노려보는 모습은 언제든 튀어 올라 피노키오의 목을 콱 물어버릴 것 같았다.
경찰관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이 개를 소개하지.
이름은 바쿠. 달리기 경주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지.
얘를 생각하면 꿈에서도 도망칠 생각은 못 할 거다.”
다른 경찰관은 바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좋아. 얼른 가서 모자를 주워 와.”
모자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구르고 있었다.
피노키오는 모자를 향해 달려갔다.
그는 잠시 사냥개를 힐끗 쳐다보며 고민했지만, 곧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달리기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모자를 덥석 집어 든 피노키오는 모자를 머리에 쓰는 대신
이빨로 꽉 물고는 바다 쪽으로 쏜살같이 도망을 쳤다.
“피노키오가 도망친다!”
경찰관들은 피노키오의 속도를 보고는 붙잡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냥개를 풀었다.
“바쿠! 쫓아! 저 녀석을 잡아!”
사냥개 바쿠는 우렁찬 짖음과 함께 피노키오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마을 사람들은 숨 막히는 추격전을 보기 위해 창가로, 거리로 뛰쳐나왔다.
하지만 피노키오와 바쿠가 일으키는 뿌연 흙먼지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피노키오는 숨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절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한순간 모든 게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서 바쿠의 거친 숨소리가 바로 귓가를 때리듯 들렸기 때문이다.
불과 몇 센티미터 차이.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를 스칠 때마다 등줄기에 땀이 식기도 전에 다시 솟았다.
하지만 멀리서 파도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만 더 가면 바다였다.
바닷가에 도착한 순간, 피노키오는 망설임 없이 개구리처럼 몸을 튕겨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바쿠는 멈추고 싶었지만 달려오던 힘을 이기지 못해 덩달아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풍덩!”
문제는, 바쿠가 수영을 전혀 못 한다는 거였다.
네 발이 허공을 긁듯 물을 휘저었고, 코끝이 간신히 수면 위로 올라왔다가 다시 잠겼다.
눈은 거의 튀어나올 듯 커졌고, 물을 마신 탓에 기침을 섞어가며 외쳤다.
“나 죽는다! 나 진짜 죽어!”
피노키오는 물 위에서 거침없이 소리쳤다.
“그럼, 빠져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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