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말들 사이에서 나를 지키는 연습.
무더위가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스며들기 시작한,
우리 아기의 첫 번째 가을.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아기는 유모차 속에서 작은 다리를 살며시 움직였다.
세상이 처음인 눈빛은 여전히 반짝였다.
그런데 계절이 깊어갈수록
동네를 산책할 때 들려오는 목소리들도 함께 늘었다.
“아기 추워 보이네”
“아기 바로 눕혀야지~”
그 순간에는 웃으며 넘겼지만,
집에 돌아오면 그 말들이
옷깃처럼 가볍게 마음에 붙어 따라왔다.
육아란,
각자가 품어온 방식이 어느새 잣대가 되어버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답이 되고,
누군가의 경험에서 나온 말은 또 다른 이에게 조심스러운 조언이 된다.
그리고 가끔은 지나가던 한마디로 남기도 한다.
정답을 모르는 건 모두 똑같다.
그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자신이 믿는 마음을 조금씩 건네고 있을 뿐.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살며시 되뇐다.
밖에서는 누구나 잠시 누군가의 ‘어른’이 될 수 있지만,
나는 그러지 않도록,
우리의 속도에 귀 기울이며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참고로, 저의 시어머니는 따뜻하고 소녀 같은 마음을 가진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