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이 피는곳

by 스르륵 달팽이 똥

찬바람이 산줄기를 거칠게 휘어 꺾으면

빨개진 두 볼을 손바닥에 감싸 안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걸어가리오.


잔잔한 발자국이

급하게 서두르지 않도록

마음으로 하나하나 눌러 디디며

바람 끝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동백이 피어나는 남쪽 끝자락에

내 사랑을 살며시 묻어두었지요.


짠 바람 파도에 넘실대다

얼음꽃처럼

뿌리듯 흩어지는 날

혼자서 멀거니 바다만 바라보는 꽃...

툭툭, 통곡처럼 떨어지는 동백.


동백 지는 그날이면

나는 다시 북쪽으로 걸어가리오.

밤하늘 별빛이 차디차게 반짝이는 밤

다시 눈발 흩날리는 야속한 날에

남쪽으로 걸어갈

핑계 한 줌 묻어두고 가야지요.


붉게 피어난 동백 한 그루

내 사랑

춥지 않도록

깊이 깊이 묻어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