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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엘라 Aug 31. 2015

[0화] 내 불행을 남에게 전염시키지 않는 한에서

얼마 전 오랜 친구 H가 나에게 넌지시 말했다.

"동화작가를 해보는 건 어때?"


동화작가라니.

인생에서 찾아오는 행복은

대부분 같은 질량의 불행을 동반한다고

'확신'하고 사는

나 같은 종류의 인간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 동화작가라니.


뜬금없이 무슨  동화작가,라고 되물었더니 H가 말했다.

"동화가 되게 집약된 감정을 표현해야 하고,

매력적이더라고.

그리고 선배, 이제 긴 글은 못 쓰겠잖아."


.

.

.

두둥



"아니야, 나 쓸 수  있어!!!!!"라고 외쳤었는데

내심 허를 찔린 기분.


짧은 일기라도 끄적거렸던 것이 언제였더라.

마음속을 똑바로 들여다보고 글로 남겨두는 일은

언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었지.



읽지도 쓰지도 않고,

그렇다고

남의 재능에 샘내지도 않고,

비슷하게라도 돼보려 노력하지도 않고

그저 순수하게 감탄만 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지?




그래서,

brunch를 소개받고

아주 오랜만에

케케 묵은 내 이야기를 끄적거려볼까 한다.


꺼내놓으면, 좀 가벼워질까.



내 불행을 남에게 전염시키지 않는 한에서,

내 상처에 내가 파상풍을 입지 않는 선에서.



말 그대로 내심(內心) 꺼내놓고 싶었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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