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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침묵의 용서

by 최국환

침묵으론 용서할 수 없는 일,


눈을 똑바로 뜨고, 가슴을 활짝 열고, 입을 크게 열고

그다음은 또 뭐지?




ㅡ용서ㅡ



내 안 신음하던 것들이

무심코 주변 언저리를 다녀갈 땐

모른 척 숨 쉬지 마시길!


적막한 슬픔이

바람 위를 스치듯 지나갈 땐

들키지 않고 꼭꼭 숨어있길!


나를 밟고 지난 것들이

봄날 정원을 물들인 새싹으로 돋아날 땐

그저 나지막한 바람으로 불어주시길!


그런 그네들이 어찌 사느냐 물을 땐

당신들이 기다리는 그곳,

고독의 밤으로 향하는 중이라 담대히 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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