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용서
내 안 신음하던 것들이
무심코 주변 언저리를 다녀갈 땐
모른 척 숨 쉬지 마시길!
적막한 슬픔이
바람 위를 스치듯 지나갈 땐
들키지 않고 꼭꼭 숨어있길!
나를 밟고 지난 것들이
봄날 정원을 물들인 새싹으로 돋아날 땐
그저 나지막한 바람으로 불어주시길!
그런 그네들이 어찌 사느냐 물을 땐
당신들이 기다리는 그곳,
고독의 밤으로 향하는 중이라 담대히 답하시길!
최국환의 스토리입니다 /필명은 바람에 앞선 나그네/ 세종 대 국문과 졸업/ 목포문학상 수필 본상 수상 /시집 연둣빛 장례식 출간 /나즈막한 기억 속 누군가의 작은 그늘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