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며느리(2)

by 사주 수다

아! 그 부분이었구나!!

이제야 알았다.


나는 잠시 말을 고를 시간을 가졌다.

명리학은 활인을 하는 학문이다. 나의 말이 절대로 상담받는 사람의 불행이 되면 안 된다.


“결혼 반대가 심하셨지요? 그런데 아드님이 며느님을 집에 데려왔을 때는 이미 뱃속에 아이가 있었을 테고요.”

“맞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허락한 겁니다.”

“흠, 그렇다면 허락 전에 벌써 궁합을 보셨을 텐데요.”


궁합을 봤으면 며느리의 사주에 대해서 들은 부분이 분명 있을 터였다.


이 사주는 사주쟁이들이 말을 함부로 내뱉기 딱 좋은 사주인 것이다. 생각하고 뭐고 할 것도 없이 한가지가 바로 딱 보이는 사주.

이런 좋은 먹잇감을 그냥 내버려 뒀을 리가 없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을 잡아먹는 사주라 하더군요.”


역시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입을 함부로 놀린 것이다.

그것참, 누가 궁합을 봐줬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부탁인데 말 좀 가려서 해줬으면 좋았으련만…….


나는 한 박자 뜸을 들이고 입을 열었다.


“며느님의 사주로 봤을 때 전남편은 어쨌든 잘 살아있을 겁니다. 다만 하던 사업이 망하긴 했겠지요. 하지만 그건 며느님의 문제가 아닙니다. 며느님은 사업이 곧 망할 운의 남자를 만나 결혼했던 것뿐입니다.”


시어머니의 표정이 영 좋지 않았다.

아마도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으리라.

시어머니의 머릿속에 며느리는 ‘남편을 잡아먹는 년’이고, 그래서 자기 아들이 그렇게 되었다……라고 이미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이래서 역학자는 말 한마디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남편을 잡아먹는 사주라니 그게 무슨 막말인가?


“아드님 생년월일을 좀 주세요. 한번 보겠습니다.”


보통은 인원수에 맞춰서 예약 시간을 잡기 때문에 사주를 더 봐 드리기 곤란할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 경우, 이대로 보낸다면 시어머니는 ‘남편을 잡아먹은 년’이라는 말을 해줄 역학자를 찾아 헤맬 것만 같았다.


아직 시간은 좀 여유가 있었다.


보통 사주를 하나 더 봐 드린다고 하면 좋아하면서 내 마음이 바뀔까 얼른 생년월일을 내놓는다.


그런데 이 시어머니……

아들의 생년월일은 내놓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내가 말을 조금 덧붙였다.


“하나 확실하게 말씀드리는 데 며느님은 ‘남편 잡아먹는 사주’가 아닙니다. 그냥 남편 운이 더럽게 없는 그런 여자일 뿐이에요. 첫 번째 남편은 사기꾼에 반 깡패 새끼여서 죽지 않을 만큼 맞다가 아기도 한번 잃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만난 두 번째 남편이 아드님인데, 아마도 큰 병이 나서 지금 자리를 보전하고 있을 겁니다. 그것을 며느님이 아기도 키우면서 남편도 돌보고 있고요. 맞지요?”


시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금 더 망설인 끝에 자기 아들의 생년월일시를 내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