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여기까지 키워낸 당신은 이미 잘해왔습니다

by 쑥쑥쌤

얼마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앞두고 걱정하는 글을 하나 보았습니다. 아이가 잘 지낼 수 있을지, 뭘 더 해줘야 하는 건 아닌지, 괜히 불안해지는 마음을 적어 내려간 글이었어요.


그 마음이 너무 가까이 느껴져서 답글을 쓸까 하다가, 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불안한 그 부모의 마음을 저도 분명히 느꼈던 적이 있었거든요. 벌써 12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첫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저는 한 번도 완벽했던 적이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게 맞나?" 하고 스스로에게 묻지 않은 날이 없었고,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다가도 다시 앞서 걱정했고, 신뢰해야지 다짐해 놓고도 불안해진 날이 훨씬 많았습니다. 무언가 고민하던 일이 해결되면 어느새 다른 걱정이 올라왔습니다.


잘 키워왔다고 말할 만큼 확신이 있었던 시기도 없었습니다. 그저 그때그때 아이 곁에서 고민했고, 넘어질까 봐 지켜보다가, 때로는 괜히 나서기도 했던 시간들이었지요.


초등 1학년이었던 아이를 떠올리면 마음 졸였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친구 관계가 걱정되어 하교 길에 만난 친구 엄마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넨 적도 있고, 준비물을 빠뜨릴까 봐 전날 밤 가방을 몇 번이고 확인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괜찮아"라고 말해도 제 마음이 먼저 괜찮지 않아서 필요 이상으로 챙기고 있던 스스로를 발견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른 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이의 기억 속에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말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엄마는 늘 같이 고민해 줬던 사람이었어."

"엄마랑 이야기 하는게 좋았어."


아이의 말을 통해 그동안 맞는지 틀린지 고민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았어도, 늘 곁에 있으려 했던 그 시간으로 충분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부모의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특히 초등 1학년이라는 시기는 아이의 변화가 눈에 띄게 시작되는 때라 마음이 더 앞서 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불안은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여기까지 아이를 키워온 사람이기 때문에 생겨난 마음입니다.


돌이켜보면 초등 1학년은 아이만 적응하는 시기가 아니었습니다. 부모도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디까지 도와야 하는지, 언제 물러서야 하는지, 아이의 말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그 모든 것을 처음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만큼이나 자주 흔들렸습니다. 과하게 반응하기도 했고,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다 놓친 순간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완벽한 답을 찾으려 했던 게 아니라, 아이 곁에 있으려 했으니까요.


이제는 그 불안을 조금 내려놓고 아이의 성장을 기쁨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아이의 하루가 늘 반듯하지 않아도, 가끔 돌아가더라도, 그 안에서 아이는 분명히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집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아이를 키워온 부모는 이미 충분히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잘하려 애썼고, 놓치지 않으려 고민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았던 시간들까지 포함해서 그것이 바로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초등 1학년 입학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부족함의 신호는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를 잘 키워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지켜보고 싶기 때문에 생기는 마음입니다.


아이는 학교에서 자기 몫의 하루를 보내며 조금씩 자랄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는 그 하루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자리에 있으면 됩니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애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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