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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함께 시작되지만,
함께 자라지 않는다

두 감정의 시간차가 흔들림을 만든다

by Billy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감정은 절대 동시에 자라지 않는다.



시작은 같아 보일 수 있다.
처음의 설렘도, 조심스러운 관심도
마치 양쪽에서 동시에 피어오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둘의 감정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

감정의 비대칭성은
관계가 흔들리는 가장 오래된 이유다.


한쪽은 조금 더 빠르게 마음을 열고,
다른 한쪽은 조금 더 늦게 마음을 정리한다.
한쪽은 더 많이 기대고 싶고,
다른 한쪽은 아직 거리를 유지하고 싶다.
한쪽은 안심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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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시간차가
관계의 미세한 균열을 만든다.
어떤 날에는 불안의 모양으로,
어떤 날에는 서운함의 그림자로 쌓인다.


그러나 실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사람의 마음이
원래 같은 속도로 자라지 않을 뿐이다.


우리는 언제나
내 마음의 속도를 기준으로
상대의 마음을 판단한다.
내가 빠르면 상대가 느려 보이고,
내가 느리면 상대가 과하게 보인다.


그 오차가 오해를 만들고,
그 오해가 흔들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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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비대칭성을 인정하면
관계는 훨씬 편안해진다.


상대의 마음이 더딘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리듬을

따라가는 것일 뿐이고,
내 마음이 빠른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온도의 방식일 뿐이다.


성숙한 관계는
두 감정이 같은 속도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속도를 이해하는 데서 완성된다.


감정의 비대칭은 결코 문제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건
그 비대칭을 ‘틀림’으로 해석할 때다.



우리는 결국
한 가지 사실을 오래 기억해야 한다.
감정은 함께 시작되지만,

함께 자라지는 않는다.


이 단순한 이해가
관계를 지켜주는 가장 큰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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