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을 찾다

나가 사랑하는 일

by 허은숙

택배가 왔다. 주소를 보니 양산 사돈이다. 풀어보니, 큼직한( 몸통길이 70cm ) 생물 대구다. 눈이 초롱한 대구가 얼음 속에서 사지가 토막 나 누워 있다. 전화 통화내용은 부산 가덕도에 놀러 갔다가, 대구를 보니 사돈집에 보내고 싶었단다. 부랴부랴 요리계획을 세운다. 야호! 오늘 저녁은 만찬이다. 집에 있는 식재료를 점검하니 모자라는 것이 있어 마트에 간다. 콩나물과 미나리를 샀다. 나머지 재료는 냉장고에 있다.

큰 생물 대구 조리 시 핵심 포인트를 찾는다. 1. '애(간)'와 '고니' 활용하기 2. 핏물 제거가 생명. 3. 살을 단단하게 하는 '소금 밑간' 하기. 4. 육수는 대구 자체가 크니 대구에서 나오는 감칠맛으로 충분하다.


추천하는 조리 순서 요약하면, 무와 다시마로 육수를 낸다. 육수가 끓으면 소금 밑간한 대구 살과 머리를 넣는다. 올라오는 거품을 완벽하게 걷어낸다. (생물은 거품이 꽤 납니다.) 대구가 거의 익었을 때 내장(애, 고니)과 콩나물을 넣는다. 다진 마늘, 국간장, 소금으로 간을 하고 미나리로 마무리한다. 먹을 때 식초를 곁들인다.


힘든 줄 모르고 대구탕을 끓여 식탁에 올렸다."시원한 게 맛있네." 온전히 요리에 몰입한 시간이었다.


어떤 때 행복했을까? 몰입의 순간은 언제인가? 최근에 나의 행동을 살펴본다. 에너지의 방향은 곳곳에 흩어져 있다. 가끔, 남편과 무궁화 열차를 타고 부산 · 대구로 간다. 전통시장과 아울렛을 둘러보고 지하철 상가에서 쇼핑을 할 때다. 도시풍경들을 전부 흡수할 듯이 몰입한다. 아침 산책길에서 투명한 하늘을 바라본다. 낙엽이 저버린 숲길을 걷는다. 강에 저수지에 유영하는 철새들을 바라보는 행복한 시간이 많다. 뜰의 이끼동산에 분무를 하기도, 솔잎낙엽을 줍고, 들뜬 이끼를 밟고 다질 때 행복을 느낀다. 운동(요가, 라인댄스, 아쿠아로빅)에 푹 빠져있을 때도 행복하다. 그림을 그릴 때, 또 혼자 집에서 차 한잔 하며 책을 읽을 때도 행복하다.


​시골에 사니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 어떠한 제재도 조바심도 없이 살아간다. 햇살과 빗물과 휘익 지나가는 바람에게 세상을 배우고 산다. 온 세상, 자연에게 배우면서 나다움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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