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방법 (1)

공부가 중요한 건 알겠는데, 어떻게 하는 거야?

by 살랑살랑

나는 한동안 ‘공부를 잘하는 법’을 찾는 데 꽤 많은 시간을 썼다. 공부법 책을 사고, 유튜브 영상을 보고, 공부 잘한다는 친구의 노트를 베껴도 결국 남는 건 피로감과 텅 빈 머리였다.

그때는 몰랐다. 공부라는 게, 단순히 ‘많이 외우는 기술’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나는 이 글에서 '공부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다음화에서 복습과 공부의 종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시해도 상관없다.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있듯 수많은 공부 방법도 있으니 말이다. 나는 그저 도움이 되었던 기본적 내용을 말할 뿐이다.



1. 외우기보다 이해하기

예전엔 수학 공식을 통째로 외웠다.
그런데 시험장에선 숫자 하나만 바뀌어도 머리가 하얘졌다.

이해 없이 외운 지식은 모래성이다.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외우기로 했다: “이 공식이 왜 이렇게 되는 걸까?라고 묻는 것이다.


예시를 들어보자.

180(n-2). N각형의 내각의 합을 구하는 데 사용되는 공식이다. 여기서 n은 다각형의 변의 개수를 나타낸다. 왜 180(n-2)일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n각형은 한 꼭짓점에서 그을 수 있는 대각선에 의해 (n-2) 개의 삼각형으로 나눌 수 있다.

삼각형의 내각은 180이니 (n-2)에 180을 곱하면 되는 것이다.

이해하지 못했을 사람들을 위해 그림을 첨부하겠다.

보다시피, 오각형이 3개의 삼각형으로 나뉜 상황이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이니, 180 ×3을 한다면 540, 즉 오각형의 내각의 합이 나온다.

이런 과정을 한 번 이해하고 나면, 공식을 억지로 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아는가? 단 한 번의 ‘이해’가 백번의 ‘읽기’보다 오래 남을 것이다.


2. 집중은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누군가 하루 10시간 공부했다고 자랑해도, 그게 곧 효율을 의미하진 않는다. 집중력은 달리기 같은 것이다. 가끔은 멈추고 쉬어야 더 멀리 갈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집중력 유지 시간은 평균 20~25분이라고 한다. 그 이상 넘어가면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25분 공부, 5분 휴식으로 이루어진 ‘포모도로'를 쓴다. 포모도로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화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3. 공부는 방향을 새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공부를 시작할 때, 무턱대고 책을 펴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공부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어떤 책을 볼지, 얼마나 볼지, 그리고 몇 번 반복할지를 대략이라도 정해두면 공부의 흐름이 눈에 잡힌다.

“안 되겠다, 내일부터는 매일 해야지.” 이런 결심은 대부분 3일을 넘기지 못하고 공부를 포기하게 만든다. 하지만 “일주일 안에 이 책을 세 번 읽겠다.”같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면, 더 구체적인 내용 덕분에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는 거창한 목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겠다는 작은 약속, 그걸 지키는 과정에서 비로소 길이 생긴다. 만약 ‘목표 수립’이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단순히 이렇게 해보자.

“이 책을 언제, 어떻게, 어디까지 공부할까?”

이 질문 하나면 충분할 것이다. 공부의 시작은 의지가 아니라, 방향을 정하는 데서 비롯되니까.



4. 진짜 공부는 ‘출력’에서 일어난다

책을 읽을 때는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아는 것만 같지만, 막상 책을 덮고 누가 물어보면 말이 안 나온다.
그건 아직 ‘내 것이 아닌 지식’이다.

공부는 그저 읽는 것뿐만이 아닌, 말하고, 써보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가르치기'가 있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과외를 해주는 것처럼 자신이 외워야 하는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혼자여도 상관없다. 가상의 학생을 상상하면서 해보도록 하자).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면 단순히 외운 게 아니라 이해하고 정리해야 하니, 지식이 단기기억이 아니라 장기기억으로 옮겨간다. 동시에 지식의 빈틈과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되니, 유용한 공부법이라고 생각한다.


5. 공부 쓴소리는 항상 정답이 아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잠은 죽어서 자라.”
“할 사람은 핑계를 대지 않는다.”

수험생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들이다.
이른바 ‘공부 쓴소리’. 주로 인강 강사나 학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의욕을 자극하기 위해 던지는 문장들이다. 물론 그 말들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저 말들을 듣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죄책감과 죄악감이 된다.

공부는 말을 훈련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속해야 하는 일에, 무조건적인 채찍은 말의 능력을 기르기는커녕 말의 의지를 꺾어버리거나, 아예 영영 달리지 못할 정도로 다리를 망가뜨려버릴 수 있다.


때로는 “괜찮아, 여기까지만 하고 쉬자. 이 한마디가 더 큰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공부를 '제대로 안 하고'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스스로를 향한 기만이니, 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제대로 안 하고'라는 말의 정의는 독자의 판단에 달려있으니 스스로가 생각하길 바란다.


6. 모르는 걸 인정하는 용기를 배워라.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야말로 공부의 시작이다.

같은 진도, 과목이라도 너무 어려운 내용으로 공부하면 당연히 어려워서 더 발전하기는커녕 더 도태된다. 하루공부법의 저자 박철범이 공부 시작단계에 있는 수험생들을 위해 한 조언 중 이런 내용이 있다:


"불안한 마음에 자기 수준에 맞지 않아도 남들이 본다는 이유로 따라 하는 실수를 하기도 하는데, 쉬운 책을 보고 싶지만 왠지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고, 어려운 문제를 풀다 보면 쉬운 문제를 풀 때 필요한 기초도 같이 닦게 될 거란 생각의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결과만 남을 때가 많다. 겸손해야 성장한다. 남들에게 자신이 기초를 공부하는 걸 들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마라. 자신이 실력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겸손한 마음으로 쉬운 것부터, 교과서부터, 저학년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아야 한다. 실력에 맞지 않는 문제집을 붙들고 낑낑대는 것은 더 뒤처지는 길이다. 그래도 불안한 만큼 남들보다 두 배의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로 쉬운 것부터, 기초부터 착실히 밟아라. 불안하면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해서 빠른 기간 안에 끝내면 된다."


이 문장들이 대부분의 설명을 해주고 있으니, 내가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짚고 싶은 요점은 이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가지 말고, 네 수준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공부를 해라."


7. 목표보다 의미를 찾아라.

공부의 이유가 ‘성적’ 하나뿐이면, 결국 언젠가는 지칠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한번 바꿔보자. “이걸 배워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순간, 공부는 조금이나마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 공부를 통해 얻은 지식과 기술로 미래에 꿈을 이룬 '나'를 상상해 보자. 힘이 나는가? 결국 공부는 나를 단련시키는 일이 아닌, 나를 이해해 가는 과정 중 하나니까.


8. 건강도 중요하다.

많은 학생들이 이 사실을 간과한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일 같지만, 결국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계획도 소용없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뒤죽박죽 한 생활 리듬.

이런 것들이 쌓이면 집중력은 서서히 무너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를 그저 ‘노력이 부족해서’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자신을 돌보는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공부는 의지의 싸움이 아니라 리듬의 싸움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단순한 습관이 결국 가장 큰 차이를 만든다. 스스로를 통제하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 이 두 가지가 안 되면, 계획은 무너지고, 공부량은 밀리고, 결국 마음도 지쳐버린다.


자기 관리야말로 모든 공부의 기초 체력이다. 몸이 버텨야, 마음도 버틴다. 그리고 그 마음이 버텨야, 공부가 완성된다. 쓸 때 없이 책상에 4시간, 5시간 앉아있는 것보다는, 1-2 시간에 한 번만이라도 책상에서 일어나서 조금이나마 스트레칭을 하며 걸어 다녀보는 건 어떨까? 집 밖 산책이 무리라면 집 안에서, 집. 안이 무리라면 방안에서라도 하는 것이 집중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취업, 입학시험, 좋은 성적 같은 이유도 있으나,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쾌감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부를 지속하다 보면 많은 어느새 공부 자체를 즐기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이 작가가 이상해진건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많은 성적 고득점자들은 시험에서 내가 공부한 게 나와서 맞힐 때의 짜릿함, 고득점과 합격 시의 성취감 등 공부 자체를 즐기게 되면서 공부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발언한다. 출처는, 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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