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잠

오늘만은 단잠을

by 주말의 도서관

하늘은 파랗다. 파란 하늘을 보며 걸었다. 오늘 나의 걸음은 사뿐하다. 홀가분하다. 중요한 일을 다 끝마쳤기 때문이다. 나의 몸은 알고 있다. 이제 당분간은 걱정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동안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마음을 다잡아도 몸은 그것이 거짓인 걸 알고 있었나 보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괜찮다, 아무 일 없을 것이다, 수십 번 되뇌어봐도 아무 소용이 없고 실제로 괜찮아야 하고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에 불필요하게 마인트 컨트롤을 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삶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긴 채 살아가야지. 최대한 노를 바른 방향으로 저으며 흘러가는 물살에 몸을 맡겨야지. 아무리 노력해도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

비워. 오늘은 다 비우고 단잠에 빠져들자. 오늘만은.

이전 06화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