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꾸벅꾸벅, 토닥토닥

전화를 할까 말까.

by 아둘내미

며칠째 야근을 했다.


집에 도착하면 새벽 두 시.

정리하고 누우면 세 시.

다시 일곱 시에 일어나 출근.


그렇게 버텨서 맞이한 토요일.


아침에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은 내가 성준이 보고 있을 테니까

나가서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카페에서 음악도 듣고,

커피 한 잔 하고 천천히 와.”


그래도... 너무 늦게 오진 말고.


아니,

빨리 왔으면.


성준이와 둘이 남겨진 오늘.

머리는 지끈거리고 눈은 침침하다.

몸이 제 몸이 아니다.


놀아주면서도

언제쯤 낮잠을 잘까,

그 생각이 먼저 간다.


IMG_8937.JPG 이건 무슨 자세일까.


젖병을 물리다 꾸벅 고개가 떨어지고,

안아서 등을 토닥이는데

손은 움직이는데 정신은 자꾸 멀어진다.


30초마다 돌려야 하는 모빌이
오늘따라 유난히 번거롭다.

요즘은 자동도 있다던데.

그걸로 바꿀 걸 그랬나.


20180904_182331.jpg


집이 조용해서.

잘 쉬고 있나 궁금해서

전화할 핑계를 찾아 본다.


오늘따라 낮잠도 자지 않고

잘 노는 성준이.


30분만 자고 싶다.

정말, 딱 30분만.


두 시간쯤 지났을까.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맛있는 것도 좀 사 먹고

카페도 좀 다녀오고 하지"


20180901_201058.jpg 엄마를 맞이한 성준이.




2018.09.01.

생후 113일.



작가의 이전글29. 아기의 손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