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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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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ul 16. 2021

4차에게

방법을 바꿔서 사실 너가 온지도 우리는 1차 피검전에는 알 수 없었어. 1차때 안정적인 숫자를 보았을때 아마 나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가장 놀라고 좋아했던 것 같아. 약간의 증상이 있었지만 미미해서 나는 밤새 무반응 임심을 찾아보았거든. 그렇게 작은 너가 다시 나에게 온 것 같아 나는 다시 설레이기 시작했단다. 2차 피검도 너무 좋았어. 그 이후 1차때처럼 가슴도 아파지고 조금만 무리하면 배도 아프고 몇일 전부터는 입덧도 시작했지모야. 그렇게 너의 존재를 실감하고 나는 너가 꼭 오래오래 있을꺼라 굳게 믿고 나의 미래에 대해서는 행복한 상상만 하고 있었단다. 내년 생일에는 우리 셋이겠구나. 내 배도 남들처럼 남산만큼 불러오겠구나 라는 행복하고도 설레이는 상상을 했었어. 


엊그제였나 이식 23일차에 심심해서 임신 테스트기를 했는데 줄이 점점 흐려지더라. 한번에 3개를 했는데도 삼일전과 비교했을때 선이 흐려져 있었어. 너가 왔다가 이번에도 너가 아니라 갔나... 이건 단순한 임태기일뿐이라도 생각을 하는데 다시 너가 아니었을때 두려움이 몰려오더라구.. 이번에 안되면 나는 자궁경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셨고 다시 임신과 유산의 반복의 터널안에 갖치게 되겠구나. 이 임신 증상 놀이와 임태기의 노예가 되어 널뛰는 기분으로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이 너무 큰가바. 사실 1차때 소파수술실로 들어가는게 너무 무서웠어. 지금 이 시국에 내가 할 수 있는건 계속 이렇게 IVF를 이어서 하는 것 뿐이니... 다들 1,2년 걸린다고 하는데 나는 이제 7개월 되었으닌깐 나는 더 할 수 있다고 생각은 드는데 그게 늘 마음 갖지 않아.


그 임태기가 잘못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11시18분이고 2시30분에 처음 초음파를 하러 가는데 너가 딱 붙어 있었으면 좋겠다. 난 다음 차수를 하는 것이 너무 두렵다.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이번에도 잘 안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괜찮아 사실 가장 힘든 사람은 나닌깐... 우선 나를 내가 가장 힘들고 가장 고통스러우닌깐...


너가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 임태기가 잘못되었으면 좋겠다. 너가 없을때 나는 너무 심한 충격을 받지 않으려고 나는 이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너가 없는 것은 상상을 하고 싶지 않다. 만약 이번에도 잘 안되었다면 바로 자궁경을 예약하고 바로 5차를 시작하겠지. 그리고 또 안되면 6차를 하고 또 안되면 2개의 배아를 넣어보자고 하시겠지.. 6차까지 안되면 그때는 좀 쉬어야 겠다... 그래 이건 플랜B.


우리 4차가 지금까지는 내 뱃속에 있으니 지금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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