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심한 하루, 그 중간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요즘, 정말, 맛있게 매 끼니마다 먹고 있는 무장아찌의 꼬들꼬들 씹히는 맛이 참으로 즐거웠다.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에서 동양의 무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외국인 이주자가 늘어나면서 그들이 들고 온 씨앗도 갖가지. 그 덕에 로컬 야채가 아닌 야채들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어제 다이콘무 20개를 더 샀다. 물론 한국이나 일본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맛은 그리 나쁘지 않다. 무는 씻고, 자르고, 갈라서 설탕에 절여놨고 무청도 시래기 밥에 넣어 먹고 코코밥에도 넣어주려고 살짝 데쳐서 걸어 놨다.
타운에 있는 가계를 어떻게 운영해야 현상유지라도 하면서 지켜갈 수 있을까... 생각이 많다. 음식장사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작은 마을에 식당은 얼마나 많은지... 비즈니스라는 게 고객이 있어야 운영이 되는 건 당연하지만 고객 쫓아 일주일도 못 갈 새로운 아이디어를 매주 짜내는 것은 지치는 일이다. 그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이것도 만들어 보고 저것도 만들어 보지만 입이 짧은 그들을 만족시키기는 벅차다. 어차피 부자 되고자 하는 비즈니스도 아닌데... 방향을 완전히 바꿔야겠다. 근데, 어떻게?...
강아지들이 태어난 지 15일째, 녀석들의 눈이 조금씩 트이고 있다. 두 눈이 모두 트이고 뭔가를 보기 시작할 때 녀석들은 어떤 기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