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3
4부. 설득의 피로와 안도
어느 순간부터 영희는 깨닫고 있었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힘든 게 아니라, 자꾸만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이 힘들다는 걸.
상혁은 여전히 성실했다. 출근하면
“오늘은 광어가 좋아요.”
점심 장사가 끝나면,
“오늘은 단체 손님이 많았어요.”
퇴근하면
“이제 집 가요. 영희 씨는요?”
그의 하루는 정직하게 도착했다. 빠짐없이, 꾸밈없이. 처음엔 그 성실함이 고마웠다. 연애라는 게 이렇게 투명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연속해서 울리는 카톡 알림음이 이상하게 무겁게 느껴졌다.
– 지금 시장이에요.
– 형님이 오늘은 일찍 끝내래요.
– 저녁은 뭐 먹었어요?
– 사진 보내도 돼요?
영희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가 다시 들었다. 답장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이 정도는 예의니까. 손가락이 멈췄다.
‘나는 왜 이렇게 애쓰고 있지?’
그 순간, 깨달음이 아주 단순한 얼굴로 다가왔다. 상혁이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상혁은 잘못한 게 없었다. 힘든 건, 그와의 관계가 옳다는 걸 자기 자신에게 계속 증명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 사람이 더 낫다고. 이 사람이 더 안정적이라고. 이 사람이랑 이면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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