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이가 직접 끌고 간 꼬리 장난감

온기 32번째 조각

by 비단결의 속도

단이는 아주 어릴 적부터 저 꼬리 장난감을 좋아했어요.

어떤 장난감은 며칠 가지고 놀다 금세 잊어버리기도 했지만,

이 꼬리 장난감만큼은 늘 단이 곁에 남아 있었어요.


하루는 방 안이 조용해 단이가 어디 있는지 찾고 있었는데,

침대 모서리 쪽에서 작은 기척이 들렸어요.

가보니 단이가 꼬리 장난감을 입에 물고

사박사박, 바닥을 밀며 침대 모서리까지 끌고 가고 있었죠



아무도 시킨 적 없고, 놀아달라고 보채지도 않았어요.
그냥 단이 스스로 그 장난감을
“여기서 놀고 싶다”는 듯한 자리로 데려가는 모습이었어요.
작은 몸으로 힘껏 끌어당기다가
침대 모서리에 장난감이 걸리니까
앞발로 툭 건드리며 자세를 고쳐가며
결국 원하는 곳에 놓고는
그 위에 데구루루 굴려 누웠어요.

그리고는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앞발로 감싸안고, 배 위에 올리고, 가볍게 깨물며
혼자서 한참을 즐겁게 놀더라고요.

가끔은 제가 집에 없을 때
저 꼬리 장난감을 물고 거실로 나와
낮고 작은 소리로 “애옹…” 하며 우는 날도 있어요.
그런 날이면
‘단이에게 저 작은 꼬리 장난감이 얼마나 큰 위안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말랑해져요.

보통 애착이라는 건 스스로 선택하는 것들로 이루어진다고 하잖아요.
단이가 저 꼬리 장난감을 선택한 것도,
아마 단이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예요.
장난감의 질감일 수도, 냄새일 수도,
아니면 어린 시절의 기억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분명한 건,
단이는 저 장난감을 통해
혼자서도 위로받고, 즐거워하고,
마음의 균형을 맞추어 가고 있다는 거예요.

그 작은 꼬리 장난감 하나가
단이에게는 세계였고,
어쩌면 단이를 지켜주는 조용한 힘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제 마음도
조금 따뜻해졌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장난치는 천사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