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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

버려야되

by 개일

완벽주의자. 처음엔 좋은 말인지 알았지. 말 그대로 완벽할 것 같은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그런데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절대 성장할 수 없다는 걸, 나는 내가 완벽주의자라는 걸 깨달았을 때 비로소 알게 됐다. 못할 것 같으면 나서지 않고, 전날 새벽엔 의지가 불타오르다가도 다음 날 아침엔 금방 그 불이 꺼져버린다. 예언자처럼 내 실패를 먼저 예측하고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완벽주의자는 완벽하다는 뜻이 아니다. 겉으로 완벽해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 그래서 결국 성장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에 더 가깝다.


사람은 당연히 완벽할 수 없는데.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예체능보다 수학이 더 맞으니까 그쪽으로 가고, 악기를 잘하는 사람은 또 그 길로 가는 거고. 그냥 각자 잘하는 게 다른 것뿐인걸.


사람이 뭔가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 당연히 못하는데 그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아예 배우지도 않으면 앞으로 평생 못하는 거 아니야? 정말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평생 못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시작해서 서툰 모습을 보이는 게 나중에 차라리 덜 쪽팔리지 않을까. 해보다가 아무리 해도 재능이 없으면 그때 안 하면 되는 거고. 그러면 후회라도 안 하잖아.


그걸 다 아는데도, 여전히 완벽주의 성격을 완전히 내려놓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더 겸손해지고, 항상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라고 다시 한번 다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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