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화가 피어나다

나의 딸, 신부가 된 너에게

by 담우

순백의 드레스 위에 너는 선다.
32년 전 처음 품었던 연약한 숨결이
이제 한 떨기 수련화처럼 단아하다.
깊은 물속에서 피어난 꽃잎처럼
너의 단아한 자태에 세월의 고난이 지워진다.


서른 두해, 홀로 쌓아 올린 시간의 탑.
네 웃음 한 자락을 지키려
어미는 수없이 보이지 않는 눈물을 삼켰다.
네 어깨 위로 얹어주고 싶지 않았던
그 모든 날들의 무게가
네 면사포 아래, 고요히 잠들어 있다.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을 우리만의 역사여.


이제 너는 나의 품을 떠나
너만의 새로운 궤적을 그린다.
애지중지 키운 나의 가장 빛나는 보물아.
어미는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오직 네 삶에 햇살과 따뜻한 미소만 가득하기를.

대견함에 촉촉이 젖은 눈가로
네가 걷는 그 길에
어미의 모든 축복을 뿌리노니.
부디, 기쁘게 날아라.
나의 가장 단아한 수련화여.



[담우의 노트]

이 시는 필자가 딸을 시집보내는 친구의 깊은 마음을 대신하여 쓴 문학적 기록입니다. 30년 세월을 홀로 딛고 선 신부에게, 어미가 끝내 내보이지 못한 숭고한 사랑과 축복을 간접적으로 빌려 전하는 가장 진실하고 뜨거운 마음의 헌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