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고 피어나는 인연들의 계절

한 계절의 온도

by 엘로라데이즈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인연은 한 계절 머물렀다가

조용히 다음 계절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처음으로 동호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의 나는 뜨거웠고,

미쳐 있었고,

삶의 많은 것을 잊을 만큼 몰입해 있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그런 건 다 한때야. 지금을 즐겨”

그 말이 왜 그렇게 서운했을까.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시절만큼은 오래가길 바랐던 걸까.


그러나 균열은 늘 조용히 스며든다.

모임의 온도는 조금씩 식어갔고,

오해는 말 없이 쌓여갔다.

2년 가까이 함께했던 사이도

그렇게 한순간에 저물었다.


영원할 것 같던 마음도

결국은 한 시절의 풍경이 되어

천천히 멀어졌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저문 인연의 자리에

또 새로운 인연이 닿았다.

이번엔 안다.

이 또한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그래서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하다.

머무는 시간이 짧을수록

빛나는 것들이 있으니까.


언젠가 지더라도,

지금은 이 순간을 사랑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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