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그냥 해봤을 뿐인데, 여기까지 왔다.

기록하기 시작하자 삶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by 김정현

이 시리즈를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스스로 '작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고,

흔들리는 마음을 어딘가에 내려놓고 싶었을 뿐이다.

이 글들이 이렇게 하나의 시리즈가 되고,

나만의 작품 한 편으로 완성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하루에 한 번,

내 생각을 글로 남겨보자는 마음이 전부였다.


이 시리즈에서 나는 무엇을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삶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운 것들,

조금씩 습득해 온 것들을

있는 그대로 꺼내어 적어본 기록에 가깝다.


기준을 세우는 방식

흔들림을 바라보는 시선,

회복이라는 능력,

독서가 만들어낸 질문과 선택의 변화,

그리고 소비자로 살 것인가, 생산자로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거창한 진리를 얻어서가 아니라

그 과정을 지나오며

내 안에 남은 것들을

차분히 정리해보고 싶었다.


하루가 끝나고 불을 끄면

가만히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만드는 사람'에 가까웠을까.


정답은 없다.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멈추고,

아무것도 쌓지 못한 날도 있다.


그래도 내가 남긴 작은 조각들은

어둠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조각들이 모여

내일의 방향이 되고,

내 삶의 속도를 바꾸고,

내가 원하는 세계와 나를

천천히 어어준다.


그래서 조급해하지 않는다.

오늘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

한 걸음이라도 내딛고 있다면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생각만 하지 않고, 일단 해봤다는 것.


할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이 오면

그때는 답을 찾기 전에

몸부터 움직여보는 쪽을 선택해 보는 것.


완벽해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시작하면서 조금씩 완성되어 간다는 걸

나는 이 시리즈를 쓰며 확인했다.


나는 다시 마음을 고요히 내려놓는다.

그리고 아주 작은 한 걸음을 더 보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지금은 그저 '한 번 해보는 단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한 번이 쌓이면,

생각보다 멀리 올 수 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렇게 또 하루가 쌓여간다.

오늘의 끝에서, 내일의 시작으로.




이전 09화9. 소비자로 살 것인가, 생산자로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