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새로운 시작

day 1

by Enduring

드디어 첫 출근인 월요일 이전 회사는 탄력근무제라 7시 출근 4시 퇴근을 했는데 이번회사는 9시 출근 6시 퇴근으로 고정되어 있는 회사다. 아침잠이 없는 나는 이른 발걸음으로 나와 회사를 8시에 도착했다.


너무 일찍 들어가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조금 둘러보다가 8시 30분쯤 사무실에 들어섰다.

들어온 사무실은 쾌적했고? 내 자리는 이전 퇴사자가 앉았던 구석자리였다. 이건 위험하다. 가장 좋으면서 나태해지기 좋은 자리가 구석이기 때문이다. 근무 시작 시간은 9시지만, 상사분도 일찍 오셔서 이른 O.T를 시작했다.


시작 전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장 가셔서 오늘 들은 내용으로 개인적으로 공부하여 다음 주 월요일 발표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시작부터 강력하다!


설명은 회사가 어떤 회사이고, 어떤 업무를 주로 하며, 내가 해야 하는 업무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해 주셨다. 설명에는 거침이 없으셨고, 화이트보드에 채워지는 글씨체는 유려하셨다. 설명 속도는 적당했고, 필기할 때 기다려주시는 섬세함도 느껴졌다.


한 번에 다 외우라고 설명해 주시는 건 아니겠지만 생각보다 회사가 업무에 연결된 회사가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그중 내가 맡아서 업무를 진행할 회사는 두 회사였다. 질문까지 총 걸린 시간은 1시간 20분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를 준비하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시작부터 막막하다. 33년 인생에서 발표 경험이 전무하니까.

막막한 순간, 상사분께서 친히 PPT목차까지 적어주셨다. 그저 빛이었다.


짧은 O.T를 끝내고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려고 보니 그래서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머리가 아프다.

목차에 따라 한 페이지씩 만들고 손이 멈췄다. 내용을 채우려고 보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머릿속에 정리가 안되면 질문도 잘 안 하는 편이라 O.T때 질문을 너무 안 했나 보다. 이제 와서 다시 질문하면 싫어하실 거 같아서 전전긍긍할 때 대표님이 미팅하자고 부르셨다.


가벼운 스몰토크 정도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대표님은 대화를 즐기셨다. 연봉 인상률, 발전한 실력을 증명하는 방법 같은 가벼운 주제도 주제당 30분이 나온다. 언어의 마술사였다. 근데 대화하면서 느낀 점은 꽉 막힌 어른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책을 읽으라고 많이 강조하셨는데 책을 읽으시면서 성격이 변한 거라고 하셨다. 정말 다행이다. 언어의 마술사가 예민하고 꽉 막히면 업무 한 번 잘못했을 때 잔소리가 2시간이 된다. 생각해 보아라 이건 사람 미친다. 전 직장이 그랬다.


미팅이 끝날 무렵 질문을 많이 하라고 하셨다. 나이스! 질문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오자마자 PPT작성은 제쳐두고 질문사항부터 쭉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질문을 정리하니 얼마나 많은지 질문을 요청하기도 전에 6시가 다가온다. 퇴근하기 전에 업무 관련 연락 오면 싫은 거 누구나 다 그렇다. 그래서 내일 오전에 보내기로 하고 아껴뒀다.


퇴근길, 1층에서 상사분을 마주쳤다. 마지막에는 상사분께서 "모르는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라" 하셨다. 진짜 빛이다. 내일 오전엔 질문 15가지 정도 한 번에 보낼 거 같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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