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가.
큰애를 기숙사에 보내고 나서
3일 정도를 아팠다. 정말 오랜만에 열이 올랐다.
나는 2kg쯤 빠져서 45kg쯤 됐고
해열제를 몇 번에 걸쳐 먹고 나서야 조금 진정이 됐다.
목요일엔 어떻게든 나아야 했는데,
3번째 학부모 설명회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3년에 한 번 있다는 수학여행지 안내가 추가됐다. 선택사항이 4개 정도 있었지만 이미 하나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였다. 목소리를 낼 때는 이것이 받아들여질 만한 의견인지 생각하느라 질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너무 습관이 된 나머지- 나서야 하는 경우에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아픈 게 좀 나아지고 나서 왜 그런지 생각해 봤는데, '그래봤자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험의 반복'이 있었거나, 받아들여지더라도 '너무 많은 에너지 소모가 필요'해서 결국 감정손해가 컸거나, 감정의 허무함 뒤에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수 있었다..
스위치 전환이 빠르려면 앞선 일들의 정리가 명료한 게 유리한데, 아무래도 일의 끝맺음과 시작이 명확하지 않은 이 시점에서 혼란이 있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어느 고등학교에 입학하느냐에 상관없이, 정해진 이 길에서 정해지지 않은 변수들을 조율하며 특히나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길이 그려졌다.
세 번의 학부모 설명회를 들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공통된 단어는 '타협할 수 없는 본질'이었다. 교내 대회 및 행사는 수과학 심화로 좁고 깊어졌다. 교외 대회도 마찬가지였고, 도와줄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자원도 지원됐다. 영재교만큼은 아니겠지만 '극강의 자율성'이 '보장된 동시에 요구'됐다.
빙산의 일각을 들었을 때 나는 hsp 답게 빙산의 크기를 느껴버리는 바람에 얼어붙었다. 하자면 끝이 없을 이야기를 아이가 '스스로 짐작하고, 두려움을 느끼되,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이 과정을 반복한다'..
어쩌면 잘됐다. 아이도 말했듯이 힘은 들지만 의미 있는 과정이라면 충분히 힘들어도 괜찮고, 힘들수록 배우는 것도 많을 거다. 학교 측의, 돌려 생각하거나 넘겨짚지 않아도 되는 구체적이고 투머치하고 반복적인 설명은 매우 도움이 됐다. (우리한테는 정말 감사한 부분이었다!!)
일단 잠을 잘 잤으면 좋겠고, 잘 쉬었으면 좋겠다. 일단 이번 주는 좀 쉬어야 할 것 같고, 주말 동안 자료집을 나도 꼼꼼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쉬는... 건가..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