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위도 관리 대상일까?
상사와의 관계 설계하는 법

‘좋은 부하’가 아니라 ‘건강한 파트너’로 서는 연습

by 삶을 읽는 조직문화연구자 이지연

26. 위로도 관리 대상일까? 상사와의 관계를 다시 설계하는 법
– ‘좋은 부하’가 아니라 ‘건강한 파트너’로 서는 연습


리더로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팀만 관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위도 관리해야 하는 건가요?”


위에서는 전략·지시·압박이 내려오고, 아래에서는 감정·현실·난관이 올라온다.

그 사이에 낀 중간 리더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상사가 실망하지 않게, 최대한 잘 맞춰야지.”
“괜히 걸리적거리는 사람으로 보이면 안 되지.”


어느새 상사와의 관계를

‘좋은 부하로 보이는 법’을 중심에 두고 설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팀을 오래 지키고, 나 자신도 지키고 싶다면 언젠가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나는 이 상사와 어떤 파트너십을 만들고 싶은가?”


이 글은

“상사에게 목소리를 키우자”는 투쟁의 이야기가 아니라,

“좋은 부하” 스크립트에서 한 발 물러나 ‘건강한 파트너’ 자리로 천천히 옮겨가는 연습에 관한 이야기다.




1. ‘좋은 부하’ 스크립트가 리더를 소모시키는 순간

우리가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좋은 부하”의 모습은 대개 이렇다.

위에서 떨어지는 일은 묵묵히 받아서 잘 처리하고

불편한 말은 최대한 위로 올리지 않고 알아서 정리하고

상사의 기분과 스타일을 빠르게 눈치 채서 맞춰주는 사람.


단기적으로 보면, 이런 사람은 “일 잘한다”는 평판을 빠르게 얻게 된다.
문제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대가를 본인이 제일 크게 치른다는 것.


예를 들면 이런 장면들이다.

– 상사의 즉흥적인 요청에 매번 “네, 해볼게요”라고 받고 나면 어느새 팀의 우선순위는 모두 뒤로 밀려 있고

– 상사가 한 번 한 말을 바꾸더라도, “그때 제가 잘못 이해했나 보다”라며 스스로를 탓하고

– 상사의 기분이 안 좋은 날이면 팀 분위기까지 내가 책임져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상사와의 관계가 이렇게 정리된다.

“저 사람 기분이 곧 나의 성적표.”
“저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게 곧 팀의 안전망.”


이 상태에서 리더는 두 가지를 동시에 잃기 쉽다.

– 팀을 위한 냉정한 판단력
– 나 자신을 위한 건강한 거리감


‘좋은 부하’ 스크립트는 처음엔 나를 지켜주는 방패처럼 느껴지지만,

조금 지나면 나와 팀을 같이 소모시키는 구조가 되기도 한다.




2. 상사도 ‘관리 대상’일까? – 관리가 아니라, 관계 설계의 대상

“상사를 관리해야 한다”는 말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많다.

“위에 계신 분을 어떻게 제가 관리해요.”

“괜히 찍히는 거 아닌가요?”


여기서 말하는 ‘관리’는 누군가를 조종하거나 이용하자는 뜻이 아니다.

“이 사람과 나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계하면, 나도 팀도 오래 버틸 수 있을까?”를
의식적으로 고민해 보는 것에 가깝다.


상사도 결국 사람이다.

본인의 불안, 성과 압박, 커리어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

정보가 부족해서, 혹은 현장과 거리감이 커서 엉뚱한 지시를 내릴 때도 있는 사람.


그래서 중간 리더에게는 두 가지 역할이 동시에 필요하다.

– 상사의 의도와 방향을 최대한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 동시에, 그 방향이 팀과 현실을 어떻게 건드리는지 위로 올릴 줄 아는 사람


이 둘이 함께 있어야 ‘예스맨’도 아니고, ‘반항아’도 아닌 건강한 파트너 자리에 설 수 있다.




3. ‘건강한 파트너’에 가까운 리더들의 공통점 네 가지

상사와의 관계를 잘 다루는 리더들을 보면 특별한 비법이라기보다, 작은 습관들이 눈에 띈다.


1) “예/아니오/더 필요한 것”을 분리해서 말한다

상사의 말을 들을 때, 대부분 이렇게 반응하기 쉽다.

“넵, 알겠습니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파트너십에 가까운 리더들은 대답을 조금 더 세분화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이 방향 자체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일정은 이 부분을 조정해야 현실적으로 가능합니다.”

“지금 말씀하신 목표를 달성하려면 추가 인력 / 예산 / 우선순위 변경 중 하나가 필요합니다.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보실까요?”


무조건 “예”를 말하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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