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업을 짓지 말자

선운사에서 있었던 일

by 꺼벙이

선운사를 둘러보고 선운산 천마봉을 산행하였다.

하산 길에 다시 선운사 성보박물관(聖寶博物館)인 지장보궁(地藏寶宮)에 들었다.

여신자 한 분이 계셔서 나는 불교신자가 아님을 밝혔다.

개금한 '금동지장보살좌상'이 금빛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부부인듯 보이는 신도가 들어왔다.

안에 '사진촬영금지'란 경고문이 없어서 나는 '금동지장보살좌상'을 촬영하였다.

이 상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밀반출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되돌아 왔다고 한다.

박물관 밖에서 이런 안내글을 읽었기에 관심이 더 갔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부부 신도 중 부인이 내게 쓴 말을 하였다.

"지장보살상을 찍지 마세요. 찍는 사람은 지옥에 떨어집니다."

"예, 전 그런 거 안 믿습니다." 라고 답했으나 그는 또 다시 말했다.

후, 갑갑한 마음이 들었다.

종교인이 종교인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가모니 입에서 긴 탄식을 나만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람의 두려움에 공포심을 조장하여 자신이 믿는 신의 위대함을 가르치는 짓은 사기이며 강요이다.

그건 종교를 빙자한 사기이며 자칭 종교지도자란 사람들의 권력유지의 방편이다.

예수든 석가모니든 사랑, 대자대비함으로 사람을 교화 시키고 구원의 길로 인도한다.

성경이든 불경이든 이 분들이 행한 이적, 그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 이적을 행한 뜻을 보아야 한다.

나는 지옥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토록 사람을 사랑하는 예수께서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사람의 영혼을 지옥에 던질까?

한 사람이라도 구제 받지 못하면 부처가 되지 않겠다고 서원한 지장보살도 계신다.

대자대비하신 부처께서 아무리 욕심 많은 사람일지라도 지옥불에 던질까?

나는 그 분들이 그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저급한 종교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그건 종교가 아니다.

그런 종교라면 나도 창시자가 될 수 있다. 이런 말은 교만이지만.

불상이 가진 '상징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불상은 그냥 불상일 뿐이다.

나무로 만들었으면 나무조각이며 청동으로 만들었으면 청동주물일 뿐이다.

그런 물건을 어떤 이는 성물(聖物)이라고 칭하며 아주 귀하게 대한다.

나는 문화유산로써 그것을 귀하게 볼 뿐이지 성물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물질이 어떠한 이적을 행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다만 그 성물이 가진 상징성을 존중하기에 그 물건을 함부로 대하지 않을 뿐이다.

예수나 석가모니께서 사람에게 직접 린치를 가할까?

아니다.

죄 지은 자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고통을 받을 뿐이다.

그 양심조차 없는 이가 죄값을 어떻게 받을지는 모르겠다만.

하지만 석가모니나 예수는 결코 그를 책망할지라도 지옥에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함부로 입을 열지 말자.

금동지장보살좌상을 촬영하였다고 나는 결코 지옥에 떨어질 일은 없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석가모니께서 원하는 바가 아니다.

이적에 기댄 신앙은 그건 신앙이 아닌 자신의 두려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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