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형의 예술
한참을 비가 부슬부슬 오는 New York 의 Central Park를 걸어서 도착한 곳이 Guggenheim Museum이였다. 엄청 추운 뉴욕의 겨울을 생각하고 두꺼운 옷만 챙겨서 왔는데 그해 뉴욕의 12월 말은 너무 더웠다. 게다가 비까지 부슬부슬 와서 물안개가 자욱한 커다란 센트럴 파크를 한참동안 걸었더니 머리와 몸이 다 젖었다. 두꺼운 외투까지 입었더니 그게 비인지 땀인지 모를 정도였다. 게다가 안경까지 자꾸 뿌얘지니 엘에이에서 멋부리고 온 나이든 아가씨는 스타일이 말이 아니다. 그리고선 이미 지친 몸으로 하얀 달팽이 모양의 구겐하임 뮤지엄을 바라보고 한숨을 크게 쉬었다. 저렇게 멋진 건물을 이런 초췌한 모습으로 가야 하다니.. 속상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관광객은 원래 그런거다. 그리고 뮤지엄 안에 들어가니 멋지긴 한데 난감하다. 익히 듣던데로 정말로 나선형으로 되어있는 전시 공간으로 쉽게 말하자면 작품들이 나선형 계단 복도의 벽에 전시되어 있는거다. 물론 계단은 아니다. 다행히도. 저길 어찌 다 걸어올라가서 관람하지? 하며 한숨부터 나온다. 센트럴 파크를 한시간 넘게 걸어서 도착했는데 전시된 작품을 다 보려면 또 저렇게 높이 걸어 올라가야한다. 아휴…그런데 같이 간 똑똑한 지인이 알려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끝까지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보면 된다고. 아하! 역시! 그건 훨씬 쉽지! 가벼운 마음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끝까지 올라갔다. 가운데가 트여있는 상태에서 벽을 타고 층층히 내려오면서 보는 구조라 가장 높은 층에서 가운데 공간을 내려다 볼때와 점점 내려오면서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져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난감한건 나처럼 한번 쭉 훑어보고 또 다시 마음에 드는 작품을 보려고 하는 관람객에게는 너무나 힘든 구조라는거다. 왜냐하면 그 작품을 보러 가려면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도 못탄다. 왜냐하면 어느 층인지 나선형을 타다보면 기억이 안나기 때문이다. 멋지긴 하나 나같은 관람객은 전혀 배려해 주지 않는, 적어도 나에게는 실용적이지 않은 구조다. 그 때 얼마나 많이 오르락내리락 했을까? 셀 수가 없다. 나중엔 너무 지쳐서 의자에 앉아서 꼬박꼬박 졸기까지 했다. 또 다시 뉴욕에 간다면…. 구겐하임 뮤지엄을 갈 것인가? ㅋㅋㅋㅋ 글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