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의 <선택의 가능성들>이라는 시를 접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한다’라는 구절의 반복 속에 시인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 시를 읽고 나 역시 그 구절을 빌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좋아함의 방식>
나는
편견이나 속단이 아닌,
본질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깊은 시선을 좋아한다.
나는
대중과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결과 철학을 세우고
그 선택을 스스로 믿는 태도를 좋아한다.
나는
빠르게 앞서가기보다는
느리더라도 깊게 흐르는 리듬을 더 좋아한다.
나는
번잡한 도시의 속도와 화려한 조명보다
자연이 가진 느린 숨결과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좋아한다.
나는
무언가를 증명하려 애쓰는 모습보다
억지 없이 흘러나오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더 좋아한다.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재능이나
생존을 위해 무슨 일을 하며 사는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그 사람이 어떤 혼을 지녔는지,
무엇을 향해 살아가는지가 더 궁금하다.
나는
급하게 몰아붙이는 열정보다는
너른 숨결과 여유로운 호흡을 좋아한다.
나는
만들어진 완벽함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하고,
내면에서 배어 나오는
본연의 맑음과 빛을 더 아름답다고 느낀다.
나는
고요를 즐길 줄 알고
생각이 직선적이지 않은 사람을 좋아한다.
고독과 외로움을
자기 자신과 만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한다.
나는
인간의 재능과 성취조차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는 작아진다는
겸손한 시선을 좋아하고,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보며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줄 아는
선하고 맑은 마음을
무엇보다 좋아한다.
그리고 앞으로 추가될 많은 것들을 좋아한다.
by 갈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