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rolog 한국에서 아세안 그리고 유럽까지

어문학과 대학생에서 유럽 취업까지, 나를 만든 길

by Jason Yu

부산에서 출발한 나의 길은 동남아시아와 유럽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어라는 조금은 낯선 전공을 선택한 것도, 그저 새로운 세계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내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정부 초청 장학생 신분으로 인도네시아 유학시절, 나는 방학마다 배낭을 메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곳곳을 여행했다. 발리, 롬복, 족자카르타, 말랑, 바투, 쿠알라룸푸르, 말라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도시와 섬들을 직접 걸으며 언어와 문화를 체험했다. 현지인들과 부딪히며 얻은 경험은 교과서 속 지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언어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라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그 경험은 나를 더 큰 무대로 이끌었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아시아교류협회가 주관한 한-아세안 스타트업 공모전에 참가했다. 우리 팀은 동남아 Grab·Gojek 기사들이 매일 사용하는 우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동남아 특유의 기후, 그리고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려진 타포린을 재활용해 친환경 우의를 제작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실제로 4등, Special Prize를 수상하며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작은 아이디어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몸소 느낀 순간이었다.



그 후 Asean Korea Futurist 5기 활동을 통해 아세안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했다. 아세안 문화원에서 주최한 전시회에 참여하고, 홍보 활동을 진행했으며,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푸드트럭 행사에서는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참여해준 사람들에게 문화를 전달했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가깝고도 친숙한 방법으로 알려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폴란드로 향했다. 자동차 부품사에서 15개월 동안 근무하며 SCM의 기본을 배웠다. 한국·중국·인도 협력사들로부터 자재를 구매·조달하고, 입고된 자재의 재고를 관리했다. 포장 상태와 운송 별 리드타임을 체크하고, 통관서류 관리와 지원, DHL, 그단스크항 세관과의 업무는 매번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또한 포워더와 협력해 자재 운송 상태를 관리하고, 해상 운송과 배차 상황을 조율했다. 매월 해상운임, 유럽 내륙 운송 비용 등 물류비를 관리하고, 실제 입고된 자재와 시스템이 일치하는지 검증하고 관리하는 일도 맡았다.



폴란드 소도시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성장의 기회였다.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을 몸으로 체감하며, 내가 배운 언어와 경험이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도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와 잠시 휴식 중이다. 하지만 다시 해외취업을 준비하거나, 한국 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재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킨 여정이었다.


부산에서 출발해 아세안에서 유럽까지 이어진 길 위에서 나는 끊임없이 배우길 시도했고,

일단 도전하고

항상 기록했다.


이제 나는 내가 배운 것들을 글로 한자씩 적어보려 한다.
누군가에게는 낯선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