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카톡의 말풍선이 작아지길 바라며 시작합니다.

by 그런그런그렁

여느 가수의 노래 제목을 빌려 첫 번째 글을 써보기로 했다. 어느 순간부터 카톡창을 보면 많은 말을 하고 싶어 말풍선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 걸 느꼈다. 듣는 이도 말하는 이도 피곤할 거 같아 그럴 바에야 누가 보든 말든 다양한 사람들이 좁은 골목에서 세상 온갖 이야기를 내놓는 공간(인터넷)에 나도 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올해 초부터 하다가 올해 말 12월이 되어서야 의자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들긴다.


그런 밤들이 있다.

"이 일은 언제부터 어디서 시작되고 왜 꼬여있는거지?"


라는 물음표가 베갯잇을 짓눌러 눈높이 선생님이라도 와서 설명해 줬으면 싶은 밤들 말이다. 하지만 요새는 눈높이 선생님보다는 인강선생님들의 수업을 많이 듣고 학생들도 더 이상 연필과 볼펜이 아닌 패드에 노트를 하는 시대이니 나를 위해 찾아와줄 눈높이 선생님을 기대하기는 그른듯싶다.


뭐가 그리 고민이어서 남의 설명까지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사실 내 고민들은 남들이 들으면 에잉 그런 생각 할 사이에 차라리 배민 라이더를 하면서 캐시 워크로 부수입을 만들어 파이프(요새 파이프는 배관이 아니라 파이프를 이용해 앞날의 누수를 막아주는 파이프가 있다고 한다.) 설계나 하라고 핀잔을 듣기에 딱 좋은 고민들이다.


누군가에겐 쓸데 없이 시간을 축내는 고민일지라도 당사자에게는 까치발로 노른자를 터뜨리지 않고 계란 노른자 위를 걸어서 성공하기 같은 아빠의 도전(옛날 예능 중에 아빠들이 나와 미션임파서블 같은 임무를 받고 일주일 동안 연습하고 성공하면 선물을 주는 재미난 예능도 있었다.)에나 나올법한, 하지만 정말 정말 대단한 아빠가 아니고서야 성공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을 글로 써 내려가면 노른자를 다 터뜨리더라도 발 닦고 푹 잘 수 있을 거 같아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오후 11시 20분이다. 시간이 늦었으니 아따맘마 꿀잠 에피소드나 보다가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이만 글을 줄이려 한다. 이 글을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읽고 있는 이가 있고 나랑 비슷한 사람이라면 고민에 깊게 빠져드는 거도 좋고 설명도 좋지만 날이 추우니 끼니는 뜨신 거 드시고 잠 푹 주무시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가련다.

작가의 이전글02_마음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