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거울을 비추고 나오는 거야”
어김없이 아이들을 데리러 태권도로 갔다.
계단에서 기다리는 와중에 첫째의 친구 아빠도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 위해 같이 서있었다.
우리 둘째는 순진무구한 남자아이다.
간혹 어른들을 당황하게 하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둘째가 계단을 내려오며
“엄마, 누구야?” 물어보길래
“라온이 형아 친구 아빠셔.” 라고 했더니,
“아빠야? 할아버지 같은데… 할아버지 아니야?”
순간 너무 당황해서 아이를 데리고 후다닥 내려왔다.
그 아빠분이 들으셨을지 못 들으셨을지 모르지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차에 태운 뒤 그 대화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가 혼을 내는 건 아니야.
아직 우리 리안이는 배워야 하는 어린이고,
엄마는 올바른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
아까 ‘할아버지 같다’고 한 말을 반대로 바꿔서
리안이 친구가 ‘리안이 엄마야? 할머니 아니야?’라고 물으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기분 나쁠 것 같아.”
“맞아. 너가 바꿔서 들었을 때 기분이 나쁠 것 같으면
상대방도 기분이 나쁜 법이야.
항상 말을 할 때는 거울에 비춘다는 생각을 하고 해야 해.
말이 목구멍으로 바로 나오면 안 돼.
그 말이 머릿속을 한 번 거치면서 생각한 뒤에 나와야 하는 게 말이야.
이걸 리안이가 어릴 때부터 연습을 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과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어.
이 마법의 주문을 꼭 기억해.
‘말은 머릿속을 거치고, 거울에 비춰본 후에 나온다.’
알겠지?”
“응, 알았어 엄마.”
난 항상 말을 생각하면서 하고
때로는 오늘 하루 내가 실수한 말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어떨 땐 너무 나를 피곤하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지만
이걸 습관화한 뒤부터는 모든 사람들과 트러블 없이 지낸다.
오늘도 무심코 아이에게 화낼 수도 있었다.
“어른한테 그럼 못써! 그런 얘기를 하면 어떻게!”
하지만 그 순간을 참고 차분히 대화한다면
좋은 기억으로 남아 나중에 커서
“너 이런 적도 있다?”라며 웃고 말할 에피소드가 된다.
오늘도 한 번 더 말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어른의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