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의 일기
교복을 입은 내가 가진 얕은 눈물샘은
조그만 출렁임에도 넘치곤 했다
바다를 항해하는 다른 이의 배를 떠나보내며 나의 배는
어김없이 다시 샘으로 돌아오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던 해에도 어김없이
그 얕은 샘은 나를 울리기에 충분했고
온몸의 수분이 날아가듯 뻐근해진 눈 주위의 자국들이 지치고 지쳐
샘을 깊게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회상하자면 다정했던 누군가의 이별에도
더 이상 젖지 말라 보내준 이의 작별인사에도
청개구리처럼 다시 젖곤 했다
울렁이는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금의 배는
돌아오는 곳이 샘에서 바다로 바뀌었음에도
어느 순간엔 하염없이 젖는 게 무섭지 않았던 과거의 샘이 퍽 그립다